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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스타벅스 직원들, '첫 노조 설립' 투표한다… "노동계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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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스타벅스 직원들, '첫 노조 설립' 투표한다… "노동계 분수령"

입력
2021.11.08 17:00
수정
2021.11.08 17:4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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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 매장 3곳 약 100명 직원 상대로
10일부터 4주간 투표... 과반 찬성 필요
수천 개 지점 '무노조 경영' 깨질까 주목
"승리의 전염성… 산불처럼 번질 수 있다"

미국 보스턴의 한 스타벅스 매장 입구 모습. 보스턴=AP 연합뉴스

미국 보스턴의 한 스타벅스 매장 입구 모습. 보스턴=AP 연합뉴스

미국 스타벅스 내 첫 노동조합 설립을 위한 투표가 10일(현지시간) 시작된다. 투표 참여자는 뉴욕주(州) 버팔로 안팎의 3개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 100명가량에 불과하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노동자의 입김이 세지고 있는 미국의 변화상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노조 설립 성공 시 미 전역의 스타벅스 매장은 물론, 무노조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다른 대규모 프랜차이즈 기업의 노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가 버팔로시와 인근 지역 스타벅스 지점 3곳의 직원 약 100명을 대상으로 노조 설립 의사를 묻기 위한 투표용지를 송부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표는 10일부터 4주간 진행된다. 앞서 스타벅스 직원 일부는 지난 8월 말 "과도한 근무시간과 장기 근속자에 대한 임금 보상 문제 등에 대해 정당한 발언권을 확보하길 바란다"며 노조설립신청서를 NLRB에 제출했다. 1971년 설립된 스타벅스는 현재 미국 내 9,00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나, 노조가 설립된 곳은 단 하나도 없다.

그간 스타벅스 경영진은 다양한 방법으로 노조 설립 방해 공작을 시도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왔다. 노조 설립에 동의하는 직원들을 투표에서 수적 열세에 놓이도록 하기 위해 노조를 만드는 데 동참한 매장에 필요 이상의 직원들을 추가 채용했다는 지적이 나온 게 대표적이다. 노조 설립을 추진하던 매장을 폐쇄하는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결국 노조 설립 최후 관문인 '투표'가 극히 일부 지점에서나마 성사된 탓에 더 큰 이목을 끌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투표는 매장별로 진행된다. 당초 '버팔로 시내 매장 20곳 전부를 대상으로 노조 설립 의향을 묻는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던 사측 의견은 수용되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각 매장이 별도 투표를 진행해, 한 곳이라도 과반 찬성표가 나오면 사측과 교섭권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투표 단위가 작을수록 노조 설립 기준을 충족하기 쉽다는 점에서, '매장별 투표' 방식은 노동자 측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노동계는 스타벅스 노조 설립 여부가 미 노동운동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인력난에다 업무환경 악화까지 겹치며 파업 등 노동운동도 활발해진 이례적 상황이라, '가결' 결과가 나오면 노동계의 주요 성과로 기록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NLRB 위원장을 지낸 윌마 리브먼은 "(노조 설립 성공은) 요식업계 전반에 새로운 물꼬를 트는 것"이라며 "이기는 것은 전염성이 있어 산불처럼 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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