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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내민 손 거절한 홍준표 "대선판 석양의 무법자 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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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내민 손 거절한 홍준표 "대선판 석양의 무법자 돼 간다"

입력
2021.11.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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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연일 뼈 있는 발언에 대선 불참 발언
이재명·윤석열과 차별화…'민심 승리한 洪' 강조
"비리 혐의자끼리 대결하는 비상식적 대선"
尹 향해 "이회창도 10%대로 폭락…더 다이내믹"

홍준표(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홍준표(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패한 홍준표 의원이 연일 "대선에 참여하는 일은 없다"며 당의 원팀 요구에 선을 긋고 있다.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를 향한 뼈 있는 말도 잊지 않는다. 비리 의혹을 받는 후보들의 대결이란 점을 이유로 들며 자신이 이번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민심에 반하는 후보라며 차별화도 노리는 모습이다.

홍 의원은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차기 대선판이 석양의 무법자처럼 돼 간다"며 "두 분(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윤 후보) 중 지면 한 사람은 감옥 가야 하는 처절한 대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전투구 대선에서 부디 살아남는 대선이 되도록 부탁드린다"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이날 이 글을 올리기 3시간 전에는 '비상식적 대선이 펼쳐졌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비리 혐의자끼리 대결하는 비상식 대선이 돼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그러나 그것도 당원과 국민의 선택인데 도리가 없다"고 적었다.



"15대 대선 때도 이회창 지지 연단서 마이크 안 잡아"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스1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스1

홍 의원의 대선 불참에 대한 명분은 분명하다.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과 윤 후보의 고발사주 의혹을 싸잡아 비판하며 비리 대선판에 끼지 않겠다고 한다. 홍 의원이 윤 후보와 손을 잡을 경우 경선 때부터 이·윤 후보와 차별점으로 부각한 '깨끗한 정치인'이란 점이 옅어지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열린 선거 캠프 해단식에서도 "(5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분명히 얘기했다. 비리 대선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며 "여러분이 합심해 정권교체에 나서 줘야 한다는 마음은 변함없지만 내 역할은 (경선이) 흥행하게 만든 것으로 끝났다"고 단언했다. 전날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비리 대선 불참 선언을 당 분열로 보는 건 크나큰 잘못"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1997년 15대 대선 때 이회창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들 병역 비리 의혹과 비교하며 비리 대선에 참여하지 않는 건 자신의 정치적 소신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회창) 후보 아들이 불법은 아니었지만 납득이 되지 않아 연단에서 마이크를 잡지 않았다. 그건 내 소신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제가 26년간 정치했지만 이렇게 참혹한 대선이 되는 건 참 유감스럽다. 이번 대선 비리 의혹은 피해자가 서로 많은 민생 사건"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윤석열 '15대 대선 이회창 상황'과 비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오른쪽)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오른쪽)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오대근 기자

홍 의원은 윤 후보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도 이어갔다. 15대 대선 때 이회창 후보의 상황을 거론하며 윤 후보의 지지율도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에둘러 꼬집은 것이다. 당시 이회창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독주를 이어갔다. 그러나 아들 병역 비리 의혹이 불거지며 지지율은 급락했다.

그는 해단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15대 대선) 당시 7월 말 이 후보의 지지율이 53%였고, 김대중 후보는 15%였다"며 "한 달 만에 (53%였던 지지율은) 10%대로 폭락한다. 대선판이 그렇다. (앞으로) 더 다이내믹해질 것"이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홍 의원은 윤 후보가 빠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한 것을 두고 "만나자고 해 달라질 게 있겠느냐.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면서 "(내가) 고집이 보통 센 사람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홍 의원은 경선 결과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일반 여론조사에서 자신에게 패했던 윤 후보가 민심에 어긋나는 후보란 점을 강조한 셈이다. 그는 "민심에서 압승하고 당심에서 지는 희한한 경선이었지만, 나는 그게 선거의 룰이었기 때문에 깨끗하게 승복한 것"이라며 "부디 대선은 민심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당심으로 치를 생각은 하지 말고 민심을 따르는 당심이 되도록 하십시오"라고 조언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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