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통보 어기고 마스크도 없이 찾아
코로나19 검사 결과 나오기도 전에 접촉
요양원 운영자는 부인… 부부 함께 기소돼
감염병예방법·과실치사상 혐의 적용 첫 사례
지난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도 부인이 운영하는 요양원을 찾아 고령의 입소자들을 감염시키고 3명을 숨지게 한 6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은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요양원에서 입소자들과 접촉해 10명을 감염시키고 이 중 3명을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A(64)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 12일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다녀왔고, 이틀 뒤 보건당국으로부터 자가격리 대상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8월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다음 날 오전 9시 50분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부인이 운영하는 요양원을 찾았다.
요양원에서 시설 관리자로 일한 A씨는 방문 당일 오후 8시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8월 19일부터 26일까지 요양원 입소자 10명이 코로나19에 잇따라 감염됐고 이 중 3명은 숨졌다.
A씨는 요양원을 방문한 사실을 숨겨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로도 기소됐다. 부인인 요양원 원장 B(53)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A씨가 자가격리 대상인 줄 알면서도 입소자와 대면시키고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다.
대구시는 지난해 8월 21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 4월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보완수사를 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감염병예방법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동시에 적용해 기소한 최초 사례”라며 "고령의 입소자들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염시키고 사망에 이르게 한 과정을 역학적 법률적으로 규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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