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요소수 생산업체와 손잡고 매일 공급
하루 물량 10리터들이 225개 오전에 완판
"한참 기다렸는데" 발걸음 돌린 시민들 허탈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9일 오전 7시쯤부터 전북 익산시 팔봉동 실내체육관 앞 주차장에는 요소수를 사려는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판매가 시작된 10시쯤에는 대기인원이 350여 명으로 불어나 대기줄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전국에서 요소수 품귀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남 유일의 요소수 생산업체인 전북 익산의 아톤산업이 익산시와 손잡고 직접 판매에 나서자, 사람들이 몰려든 것이다.
이날 익산시 일자리정책과 직원들과 자원봉사자 30여 명은 쌀쌀한 날씨 속에 웅크린 채 줄지어 서있는 시민들로부터 차량등록증과 신분증을 받아 일일이 확인한 후 번호표를 배부했다.
익산시는 이번 주에는 건설기계와 화물차를, 주입기를 설치하는 다음 주부터는 일반 승용차에도 판매할 예정이다. 익산시에 등록된 개별화물차량과 건설기계, 일반 승용차 등 4만여 대의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홀짝제를 운영하고, 토·일요일·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판매한다.
5톤 화물차를 운행하는 정승원(38)씨는 "기존 거래처를 찾아갔지만 구입하지 못해 당황했는데 익산시가 주선해 10리터 한 통(1만5,000원)이라도 구해서 다행"이라면서도 "한 통으로 일주일 정도는 버티겠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편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말했다. 그러면서 "이왕에 직접 판매하는 것이라면 먼 곳까지 오지 않도록 주유소에 위탁 판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씨처럼 한 통씩이라도 구입한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다. 일일 물량이 10리터들이 225개(2.25톤)로 한정된 탓에 번호표가 226번 이후인 사람들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실제 이날 준비한 물량은 오전 11시 30분에 바닥이 났다. 당연히 구매를 못한 시민들의 거친 항의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판매한다'는 시청 홍보를 참고해 그 시간에 맞춰 나온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 떨고 서있었는데 물량이 떨어졌다고 하니 시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냐"며 아쉬움과 허탈감에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익산시 김형순 일자리정책과장은 "많은 물량은 아니지만 정상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며 "앞으로 필요한 분이 고루 사갈 수 있는 공급방식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원 아톤산업 사장은 "두 달 전에 원료 6,000톤을 확보해 당분간 익산뿐 아니라 완주군 등 전북의 다른 시·군까지 요소수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