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남녀차별 해소하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9일 내놓은 첫 번째 성평등 메시지는 '여성들의 경력 단절 해소'였다. 윤 후보는 성차별 해소를 역차별로 받아들이는 일부 20대 남성의 마음을 사기 위해 "페미니즘이 남녀의 건전한 교제도 막는다" "성폭력처벌법에 무고죄 조항을 신설하겠다" 등 위험한 발언을 해왔으나, 대선후보로서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윤 후보는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해 여성들이 맞닥뜨린 가장 큰 문제로 '경력 단절'과 '고용 기회의 차별'을 꼽았다. 그는 "가사와 육아 부담으로 30대 후반 여성의 경력 단절이 심화된 것이 매우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고 했다. "양성평등 실현의 가장 핵심은 여성의 사회진출을 적극 돕는 것"이라며 "노동시장 전반의 남녀차별을 해소하고 특히 경력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적인 뒷받침을 충분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아이돌봄 강화와 육아 휴직 확대 등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국가시스템을 통해 육아를 확실히 지원하겠다"며 "육아휴직 기간을 부모에게 각 1년 6개월씩 총 3년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보육과 교육은 국가의 책무라는 생각으로 대통령이 직접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 후보는 고용 차별과 관련해 "여성의 고위직 진입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고용의 기회와 질적인 측면에서 남녀 간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면서 "과거에 비해 여성의 권익이 신장되기는 했으나, 일상 속에서 여성들이 직면하는 어려움을 비롯해 우리 사회가 풀어 나가야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심상정 "성평등 내각 구성하겠다"
이날 행사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도 참석했다. 심 후보는 '여성부 격상'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여성가족부가 선거판에서 볼모가 돼 엄청나게 두들겨 맞고 있다"며 "여성가족부는 폐지돼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설립 취지에 맞게 '성평등부'로 격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가 대통령이 되면 특정 성 비율이 40% 이하가 되지 않도록 '성평등 내각'을 구성하겠다"고도 했다.
안 후보는 '양당 때리기'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오피스 누나 확 끄는데요" 실언을 겨냥해 "웹툰 제목만 보고도 낯 뜨거운 소리를 내뱉는 사람은 여성 문제 해결의 적임자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후보를 향해서도 "국민의힘은 끊임없는 성추행과 범죄로 '성누리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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