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15일 미중 화상 정상회담 개최”
미중, 영국 COP26 기후변화 대응 한목소리
블링컨, 대만 감싸기…시진핑, 오커스 겨냥
미국과 중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싸움에 돌입했다. 기후변화 문제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깜짝 선언도 있었지만 대체로 기선 제압을 시도하는 분위기였다. 미국 외교수장의 대만 문제 거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쿼드(Quad), 오커스(AUKUS) 비판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0일(현지시간) 미중 화상정상회담 일정이 15일 저녁으로 잠정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간 고위급 회담에서 연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뒤 구체적 일정을 맞췄다는 내용이다.
폴리티코는 이번 회담에서 대만, 신장, 홍콩 등 양국이 대립하는 의제에서는 뚜렷한 돌파구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낮추려 해왔다”고도 했다. 다만 미중 무역 갈등 해결을 위한 일종의 틀이 제시될 수 있다고 전했다.
향후 전망도 엇갈린다. 일단 긍정적 신호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나왔다. 이날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미중 기후특사가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셰전화 중국 기후특사는 “양국은 모두 파리협정과 현재 노력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인식하기에 기후 대응을 공동으로 강화하기로 했다”며 “중국과 미국 사이에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 차이보다는 합의가 더 많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도 “기후에 관해서는 협력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메탄 감축 계획을 세우고, 미중 양국이 산림 파괴와 관련해서도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미중 정상이 몇 주 전 대화에서도 기후 대응 관련 목표를 높이기 위해 협력에 합의했다는 내용도 소개됐다. 미중 양국이 경쟁 속에서 협력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미중관계의 근본 문제에선 여전히 냉랭한 기운이 감지됐다. 시 주석은 11일 화상으로 열린 제28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회의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앞을 내다보고 앞으로 나가야 하며 차별적이고 배타적인 관행에 반대해야 한다”며 “이데올로기로 선을 긋고 지정학적 소그룹을 만드는 것은 궁극적으로 미래가 없다”라고 밝혔다. ‘지정학적 소그룹’은 중국을 겨냥한 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 결성,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0일 뉴욕타임스 ‘북딜’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 “(대만 문제에서) 현 상태를 무력으로,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중국의) 행위에 강하게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하나의 중국’ 정책 지지를 유지하겠지만 이는 대만관계법에 근거한 것”이라며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의 자기방어에 대한 책임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대만 문제에서 미국이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미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10개월 만에 미중정상회담이 성사됐지만 기후변화 협력에도 불구하고 영토, 안보 등 양국의 국가이익이 충돌하는 부분에서는 타협 지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블링컨 장관도 “미중관계는 가장 복잡한 관계”라며 “경쟁적이면서도 협조적이고, 대립적이기도 하는 등 다면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