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5차 대유행' 선언… 동유럽 사망자 폭증
겨울 실내 활동 증가 탓… 부스터샷 확대 추진
겨울철 시작과 함께 유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비상이 걸렸다. 예컨대 독일에서는 10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만 명이나 쏟아졌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대 규모다. 감염자가 연일 1만 명씩 불어나고 있는 프랑스도 결국 ‘5차 대유행’을 선언했다. 동유럽은 백신 접종률이 낮아 더 위태로운 상황이다. 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11일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는 독일 질병관리청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를 인용해 “지난 24시간 동안 5만19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전날 3만9,676명으로 최다 기록을 쓴 데 이어, 이튿날엔 무려 1만 명이나 폭증하며 또 다시 불명예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일주일간 1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도 249.1명으로 늘었다. 바이러스학자 크리스티안 드로스텐은 “사망자가 최대 10만 명 더 증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연방정부는 16개 주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신속하고 통합된 대응 조치’ 마련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프랑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10일 신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1만1,883명이다. 지난달 중순 이후 감염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장관은 “인접 국가들이 5차 대유행을 맞고 있으며, 프랑스도 5차 대유행기에 접어든 게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동유럽에선 코로나19 사망자도 많다. 루마니아의 경우, 지난달 말부터 일일 사망자 수가 400명대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0명대였던 데 비해 4배나 폭증했다. 루마니아에서도 연일 100명씩 숨지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사망률은 이탈리아보다 25배나 높다”고 분석했다. 두 나라의 백신 접종률은 각각 33%, 22%에 불과하다.
세계보건기구(WHO) 주간 역학 보고서를 보면, 이달 1~7일 일주일간 전 세계 신규 확진자 310만 명 가운데 63%는 유럽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와 아시아 등 대부분 지역에서 다소 감소한 데 반면, 유럽은 오히려 7%나 증가했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 안팎에 이르면서 방역 조치가 완화된 탓도 있지만, 겨울철 실내 활동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지난해에도 겨울이 되면서 코로나19 확산 그래프가 가파르게 올라갔다. 한스 클루즈 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최근 유럽이 다시 코로나19 대유행의 진원지가 됐다”며 “내년 2월까지 50만 명이 더 사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 각 나라는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 대상자 확대와 백신 증명서 도입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영국은 50대 이상 연령층에도 부스터샷을 맞도록 했고, 고위험군인 의료진과 요양원 직원을 대상으로 백신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백신 증명서 사용 기간을 내년 7월 31일까지로 연장했다. 이탈리아도 전 국민 부스터샷 접종 시점을 내년 1월에서 올해 안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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