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5·18민주묘지 방명록 '반듯이 세우겠다'
"오월정신 비뚤어졌나" "반드시 지키겠다다" 비판
이재명 "오월정신 반듯이 못 서게 한 게 국민의힘"
6월에 '새 지평을 여신'을 '지평선'으로 써 논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남긴 방명록을 두고 또 다시 맞춤법 논란이 일었다. '오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다'고 쓴 걸 두고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윤 후보를 비판하는 쪽에선 '반드시 지키겠다'가 옳은 표현이라고 하는 반면, 윤 후보를 옹호하는 쪽은 '오월 정신을 반듯하게 하겠다'는 의미로 잘못 쓴 게 없다고 맞선다.
윤 후보는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전두환 옹호 논란 22일 만이다. 그는 앞서 지난달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고는 그야말로 정치는 잘했다'고 발언했다. 사과 요구가 빗발쳤지만 끝내 사과하지 않았고,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 사과 사진을 올려 공분을 샀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맞춤법 논란이 벌어졌다. 방명록에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라고 적었는데, '반듯이 세우겠다'가 맞춤법은 물론 맥락상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반듯이가 아닌 '반드시'로 써야 하고, 맥락상 '반드시 지키겠다'가 맞다는 지적이다. 윤 후보를 비판하는 쪽은 오월 정신은 당시 희생과 순국선열들의 민주화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반듯하게 세울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재명 "윤석열 반듯이가 잘못 쓴 게 아니라면 더 문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오월 정신이 비뚤어져 있다는 의미로 모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의 반듯이가 잘못 쓴 게 아니라면 더 문제'란 제목의 글을 통해 "윤 후보는 수백 명을 학살하고 이들을 폭도로 매도해 저 같은 사람까지 2차 가해에 가담시켜 '5월 정신을 반듯이 서지 못하게'한 자당의 과거를 사과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사 반란으로 집단학살을 자행한 반(反)국가세력 민정당의 후예가 바로 국민의힘이고 이들에 동조한 언론에 의해 오월 정신은 왜곡당하고 폄훼당해 '반듯이 서'지 못했던 아픈 역사가 있다"며 "5월 정신을 반듯하게 세우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표기 실수이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온라인에선 윤 후보 방명록 첨삭 사진이 퍼졌다. 이경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부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사진을 공유하며 "연습하고 갔을 텐데 한글도 모르다니, 이젠 웃음도 안 나온다"며 "그동안의 실언과 망언이 진짜 실력인 듯하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무지와 무능을 그저 웃어넘기면 안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윤 후보를 옹호하는 쪽에선 "반듯하게 세우겠다는 의미"라고 맞섰다. 5·18 진상규명을 통해 오월 정신을 반듯하게 하겠다는 설명이다. 여권은 이에 '오월 정신이 비뚤어졌다는 말이냐'고 재반박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CBS 한판 승부에 출연해 "잘 이해가 안 간다.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은 잘 서 있다"며 "그런데 뭘 반듯하게 세우겠다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친여권 성향인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페이스북에 "반듯이는 반듯하다의 부사형으로 사전에 '작은 물체, 또는 생각이나 행동 따위가 비뚤어지거나 기울거나 굽지 아니하고 바르게'라고 나온다"며 "윤 후보는 오월 정신이 비뚤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전두환 비석 패스에…"광주 출장 정치쇼", "억지 사과"
윤 후보의 방명록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6월 김대중도서관에 방문해 남긴 방명록에는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썼다. 당시 지평선은 '지평'으로, 성찰은 '통찰'로 표기했어야 했다고 지적받았다.
한편 윤 후보가 전두환 기념비를 밟지 않은 걸 두고 '보여주기식 정치 이벤트'란 비판도 나왔다. 윤 후보는 구묘역이자 전두환 비석이 묻힌 망월동 묘역은 가지 않고 신묘역(5·18민주묘지)만 찾았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광주 출장 정치쇼"라고 성토했고, 정의당 역시 "대통령 후보로서 무엇을 할지 찾을 수 없는 억지, 일방통행 사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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