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다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하루 새 21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0%를 넘겼다. 정부도 이대로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2단계로 갈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일부 지역에라도 ‘비상계획’을 가동하는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 단위로 할 것이라는 '비상계획' 가동 상세기준도 아직 제시하지 못했다.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며 지방자치단체 별 자율성을 강조하더니, 이제는 전국 병상을 통합관리 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가 2,520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 2,425명에 이어 이틀째 2,500명대 안팎을 보인 것이다. 위중증 환자는 463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앞서 위중증 환자는 6일 411명으로 400명 선을 넘은 뒤 6일간 꾸준히 증가했다. 사망자는 21명 늘어 누적 3,033명이 됐다.
정은경 "위드 코로나 2단계 어려울 수도"
위중증 환자가 폭증하자 방역당국도 위드 코로나 2단계 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1단계를 지속하거나 방역 조치 강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위드 코로나에 돌입하면서 '4주 시행, 2주 평가'를 거쳐 6주 간격으로 위드 코로나 단계를 이동한다는 큰 틀을 제시했다.
수도권 중심으로 확진자, 위중증 환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정부는 수도권에 한해 비상계획을 가동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중증환자 전담 병상은 72.9%다. 앞서 정부가 비상계획 가동 예시로 제시한 ‘병상 가동률 75% 이상’ 기준에, 수도권은 이미 다다른 것이다. 지난 5일 정부는 수도권 의료기관에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 병상과 준중환자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음압병상 공사 등을 완료하고 전담치료 병상으로 지정받기까지 최대 4주 걸린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벌써 비상계획을 논의할 상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수도권, 비수도권 중환자 병실 통합 관리
대신 정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중환자 병실을 일괄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수도권의 경우 수도권병상지원팀이 병상배정을 총괄하지만, 비수도권은 그렇지 않다"며 "향후 전반적인 병상 관리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함께 가는 것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일괄 관리 계획을 밝혔다.
수도권에서 중환자가 계속 늘어나더라도 비상계획을 시행하기보다는 비수도권의 병상으로 이들을 옮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중환자의 장거리 이동은 상태 악화를 부를 수 있다. 또 특정 지자체에도 환자가 몰려 중앙 통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일부 중환자는 오도가도 못하게 될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 "비상계획 상세기준부터 내놔야"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 코로나19 중환자 병실이 75%에 가까운데 정부는 여태 명확한 비상계획 기준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형병원은 다 수도권에 몰려 있는데, 코로나19 중환자 병실이 없어 지방으로 이송할 경우 상태 악화를 막을 방법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의 집단감염 사태에도 이송할 병상이 없었던 지난해말 3차 대유행 같은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어 “위드 코로나 시행할 때는 지자체의 자율적 방역관리를 강조하더니 이제 병상을 통합 관리 한다고 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50대 이상, 기저질환자 등의 추가접종 간격을 6개월에서 5개월로 한 달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접종 간격 단축에 대해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어 다음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통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한 달 정도 단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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