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11월 19일
활주로 언덕에 뒷바퀴 충돌, 동체 미끄러지며 마찰로 불
편집자주
한국일보 DB 속 그날의 이야기. 1954년 6월 9일부터 오늘날까지, 한국일보 신문과 자료 사진을 통해 '과거의 오늘'을 돌아봅니다.
1980년 11월 19일 오전 7시 25분, 김포공항 개항 이래 최악의 참사가 일어난다. 대한항공 여객기(보잉 747기)가 정상 착륙에 실패해 동체착륙을 하면서 기체에 불이 붙었다. 이 사고로 인해 당시 승객 8명, 승무원 6명, 지상근무자 1명, 총 15명이 사망하고 23명이 상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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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기에 탑승하고 있던 본지 권혁승 전 논설위원은 20일자 한국일보를 통해 당시의 끔찍했던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성한 사람은 없어 보였다.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사람, 다리를 절뚝거리는 사람 등 부상자가 많았고 그렇지 않으면 맨발이나 옷을 벗은 채였다. 옷이 갈가리 찢긴 스튜어디스가 미처 못 나온 동료들의 이름을 부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 맨발인 채로 언니 언니 하며 울부짖었다. 신문사에 전화로 취재 부탁을 하고 유독가스와 연기에 새까맣게 된 얼굴을 대충 씻고 심한 구역질 끝에 한차례 구토를 하고 울음바다가 된 출영대에 나온 게 7시 45분. 이 모든 악몽이 불과 20분 사이의 일이었다."
합동조사반의 1차 조사결과는 조종사의 실수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조종사는 도착 지점을 잘못 잡아 착륙 지점 3백 여 m 앞에서 기체를 내렸다. 미도착 사고였다. 또한 활주로를 17m 벗어났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사고를 낸 기장은 13개월의 짧은 경력이어서 점보기에 대한 훈련이 부족했던 것이 실수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당시 대한항공은 보잉 747기 10대로 뉴욕 로스앤젤레스 홍콩 도쿄 등 7개 국제노선을 운항하고 있어 정비시간이 부족했고 승무원들은 휴식 없이 무리하게 비행기를 운항해야 하는 등 근무조건도 매우 좋지 않았다. 비행기를 정비하기 위한 시설과 전문 정비사도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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