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에선 당국과 '신사 협정'... 영업 연장
겨울에 접어들면서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치솟을 조짐이다. 긴장한 유럽 각국은 잇따라 백신접종 독려에 나서는가 하면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정책수단을 고심하고 있다. 문제는 시민의 협조 여부다. 봉쇄 조치를 다시 꺼내 든 네덜란드에서 반대 시위가 발생한 것을 필두로 각지에서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유럽 국가 중 첫 재봉쇄 조치에 나선 네덜란드에선 첫날부터 불복종 운동이 계속됐다. 네덜란드 공영 NOS방송은 13일(현지시간) 남서부 브레다에서는 오후 8시 식당 문을 닫아야 하는 봉쇄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장들이 자정까지 영업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공권력은 일손 부족 탓에 업장과 ‘신사협정’을 맺고 이를 두고 볼 수밖에는 없었다고 NOS는 설명했다. RTV방송은 그로닝언주 빈스호턴에서도 유사한 일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빈스호턴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헤이코 타윈은 RTV에 “요식업에서 발생하는 감염은 거의 없다”며 “왜 우리에게 복종을 요구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급기야는 반대 시위도 발생했다. 암스테르담에서 북쪽으로 140㎞ 떨어진 레이우아르던에서는 이날 수백 명의 젊은이들이 시내 중심 빌헬미나광장에 집결해 폭죽을 터뜨리거나 연막탄 등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가 광장에 배치된 경찰을 공격한 후 경찰 측이 시위대를 광장으로부터 몰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연행됐다고 NOS방송은 보도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전날 TV 연설을 통해 13일부터 3주간의 부분 봉쇄 계획을 발표했다. 뤼터 총리는 “바이러스는 어디에나 있고 모든 곳에서 싸워야 한다"며 "백신으로 이렇게 할 필요가 없기를 바랐지만 우리는 유럽 전역에서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의료 시스템은 다른 질병 수술은 미뤄야 할 정도로 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피할 수 없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대응팀장도 12일 회견에서 유럽 상황과 관련해 “일부 국가들은 너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확산 속도를 줄이기 위해 최소 일정 기간은 제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봉쇄 카드를 꺼내든 국가는 네덜란드뿐만 아니다.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총리는 이날 백신 미접종자 봉쇄 조치를 예고했다. 샬렌베르크 총리는 “14일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전국적인 봉쇄 조치에 ‘그린라이트’를 줄 것”이라며 위반자에 대한 단속이 “임의의 장소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주정부 차원에서 시행 중인 미접종자 제한을 연방 차원으로 격상하겠다는 이야기다. 독일도 미접종자 대응책을 내놨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전날 “공적 행사에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는 출입을 제한하되, 접종자와 완치자도 음성 진단서를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 수도 베를린은 다음 주부터 식당이나 영화관, 박물관, 실내공연장 등에서 미접종자의 출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봉쇄까지는 아니지만 강화 조치를 예고한 국가도 잇따른다. 노르웨이는 백신 패스를 도입하고, 백신 부스터샷 접종을 서두를 방침이다. 최근 일일 확진자가 사상 최대치에 근접한 체코는 오는 22일과 29일 두 차례 전국의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진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WHO는 앞서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유럽 및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 궤적이 계속된다면 2022년 2월까지 50만 명의 사망자가 추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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