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靑 정무수석이 전달
"대통령은 혹사당하는 자리"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축하 난을 전달했다. '대선 선배로서의 조언'도 건넸다. 윤 후보가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지 10일 만이다.
이 수석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해 문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전달했다. 난 화분엔 "축하드립니다.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혀 있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 대화 주제는 '건강'이었다. 윤 후보가 먼저 "우리 대통령님과 여사님 다 건강하시냐"고 묻자 이 수석은 "특별히 아픈 데는 없지만, 피곤이 누적돼서 대통령이 되기 전에 비하면 얼굴이 많이 상했다"며 "대통령이란 자리가 혹사당하는 자리더라"라고 답했다. 대통령이 되려는 윤 후보에 대한 뼈 있는 조언이었다. 이 수석은 윤 후보에게 "살이 좀 빠진 것 같다"고 했고, 윤 후보는 "못 먹어서 그렇다. 카니발 타고 다니면서 김밥이나 빵 등으로 끼니를 때운다"고 했다.
이어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께서 축하 말씀을 꼭 전해달라고 하셨다. 당신(문 대통령)도 두 번이나 대선을 치러봤으니, 체력 안배를 잘하면서 다니라고 하셨다"는 조언이었다. 윤 후보는 "감사의 말씀 전해 달라. (대통령님과) 여사님 두 분 다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의 축하 난 전달은 야당 대선후보를 예우하는 차원이다. 적극적 축하 메시지가 담겼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달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선출됐을 때 문 대통령은 90여 분 만에 축하 메시지를 냈다. 문 대통령은 15, 1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새로운물결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도 연달아 축하 난을 보낼 계획이라 축하 의미는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윤 후보가 대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청와대 측은 "윤 후보가 요청하면 만남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데, 윤 후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가 면담을 요청할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