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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건 기록 도전의 세계

입력
2021.11.17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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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니컬러스 메볼리

'깊은 바다, 프리다이버'는 잠수장비 없이 바닷속을 잠수하는 프리다이빙의 세계를 활자로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pxhere 사진

'깊은 바다, 프리다이버'는 잠수장비 없이 바닷속을 잠수하는 프리다이빙의 세계를 활자로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pxhere 사진

산소혼합탱크 등 잠수장비(SCUBA) 없이 맨몸으로, 혹은 웨이트벨트와 핀(Fin)만 착용하고, 한 번 들이쉰 숨만으로 바닷속을 잠수하는 스포츠가 '프리다이빙(Free diving)'이다. 스쿠버다이빙과 달리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순수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이 스포츠를 즐긴다.

프리다이빙은 미국에서만 매년 다이버 1만 명당 20명이 목숨을 잃을 만큼 위험한 스포츠다. 수심이 깊어지면 폐는 수압에 쪼그라들고, 심장박동이 급격히 둔화하고, 신경 신호전달 속도도 느려져 몸은 깊은 명상 상태와 유사해진다. 물에서 진화한 포유동물이 지닌 본능적 반사신경, 즉 '포유동물 잠수반사'라는 기제 덕이다. 하지만 폐에 담긴 산소가 뇌의 최소 산소 요구량에 미달하면 혼수상태(black out)에 이르고, 지속되면 뇌사한다. 심장과 폐 손상으로 코와 입으로 피를 토하며 수면으로 부상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프로 선수들은 목숨을 건 그 한계에 도전하며 기록을 다툰다.

국제프리다이빙협회가 공인한 종목은 총 6개. 핀 없이 고정웨이트를 착용한 채 잠수 수심을 겨루는 'CNF'와 핀과 고정웨이트를 함께 쓰는 'CWT', 핀도 웨이트도 없이 맨몸으로 잠수하는 'FIM'이 대표적인 종목. 2021년 현재 CWT 최고기록은 러시아의 알렉세이 몰차노프(Alexey Molchanov, 1987~)의 131m(429ft)이고, CNF 기록은 뉴질랜드의 윌리엄 트러브리지(William Trubridge, 1980~)의 102m(335ft)다. 트러브리지는 2016년 이 기록을 수립하기 위해 4분 14초 동안 잠수했다.

2013년 11월 17일, 바하마 딘스블루홀에서 열린 '브티컬 블루' 국제대회에서 공식 프리다이빙 대회 최초로 만 32세 미국인 프리다이버 니컬러스 메볼리(Nicholas Mevoli)가 FIM 종목 기록에 도전하다 숨졌다.

'깊은 바다, 프리다이버'(제임스 네스터 지음, 김학영 옮김) 참조.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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