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선거 앞두고 경찰, 김기현 측근 수사
김기현 “황운하 부임 때부터 뒷조사 얘기 나와”
황운하 “김기현 피해자 코스프레… 수사 정당"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사건의 고발인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이 “역대 최악의 선거 범죄 사건 배후를 밝혀 역사와 법의 재판정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명수사가 아닌 정당한 비리수사였다”고 반박했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운하 전 울산청장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부장 장용범 마성영 김상연)는 15일 재판을 열고 김 원내대표와 그의 시장 재직 시절 비서실장인 박모씨를 증인으로 불렀다. 송 시장 등이 기소된 지 22개월 만에 가진 첫 증인신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법원에 출석하면서 “(경찰 수사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매우 구체적인 지시가 내려갔고 10여 회 계속 수사 진행 경과를 보고받기도 했다”며 “사건엔 당연히 배후와 몸통이 있고 밝혀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2018년 지방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송 시장을 돕기 위해 청와대 인사들이 공약 수립에 관여하고, 그의 경쟁 상대였던 김 전 시장과 그의 측근을 표적 수사하도록 경찰에 ‘하명’했다고 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당시 선거에서 낙선했고, 송 시장이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재판에서 ‘본인 측근 수사가 청와대 하명수사라고 주장한 이유가 뭐냐’는 검찰 질문에 “황운하 청장이 울산에 부임한 2017년 8월부터 ‘김기현 뒷조사하고 다닌다더라’ 하는 말이 들려왔다”며 “‘(황 청장이) 미션 받고 왔나보다’ 하고 짐작했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에 울산시청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도 “선거에 영향이 있으니 (수사를) 중단했다가 (선거) 마치고 하는 게 통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는 압수수색한 내용이 다 무혐의가 나왔다”며 “(경찰이) 가명 진술조서로 영장을 발부 받았다는 의혹도 있는데 사실이면 매우 악의적 공작”이라고 강조했다. 선거 전후 경찰이 벌였던 3건의 ‘김기현 측근 비리’ 수사 중 ‘후원금 쪼개기’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두 건은 검찰에서 무혐의로 종결됐다.
김 원내대표 비서실장이었던 박씨 역시 울산시청 압수수색 당시를 회상하며 “무슨 작전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박씨가 특정 레미콘 업체의 편의를 봐준 것으로 의심하고 강제수사를 했지만, 이듬해 검찰은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박씨는 “조사도 특별히 없었는데, 바로 영장을 신청한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반면 황운하 의원은 재판에 출석하면서 “경찰 수사는 중대한 토착비리에 대한 정당한 수사였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은 범죄첩보를 수집한 적이 전혀 없고, 청와대가 경찰청에 범죄첩보서를 전달한 것과 울산경찰청에 (사건을) 이첩한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며 “김 원내대표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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