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배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장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 전면 도입 주장
"유일 휴식 점심시간, 민원 응대에 밥도 못 먹어"
"사전예약제·모바일 서비스로 불편 최소화"
"점심시간 반반 교대로 근무 중일 때 민원이 동시에 몰리면 대기가 길어져서 오롯이 점심시간 1시간 갖기가 어려워요. 또 민원이 많아질 경우 업무를 바로 끊고 점심시간을 갖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고, 점심시간 도중에 다 먹지도 못하고 업무를 재개하는 경우가 다반사예요."
공무원의 점심시간을 보장하기 위한 '점심시간 휴무제' 찬반 논란에도 박중배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장은 15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이같이 말하며 전면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공무원 신규로 처음 입사하면 대부분이 동주민센터 민원창구 업무를 보는데, 점심시간 외에는 전혀 쉴 수 있는 시간이 없다"며 "공무원 휴식권과 건강권이 침해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점심시간에 제대로 쉬어야 오후에도 집중해서 민원에 응대할 수 있다"며 "특히 코로나 업무 과중으로 점심시간만이라도 휴식을 취해야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공무원의 점심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법적으로 보장됐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대부분은 오전 11시~낮 12시, 낮 12시~오후 1시로 나눠 교대로 식사하며 민원실을 운영하고 있어 마음 놓고 쉴 수 없는 처지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공무원의 건강권과 복지권을 보호하기 위해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주민센터나 구청 등 공공기관의 운영을 전면 중단하는 점심시간 휴무제를 주장하고 나섰고, 2017년 2월 경남 고성군이 전국에서 최초로 '점심시간 휴무제'를 시행했다. 이어 경기 양평군, 전남 담양군과 무안군, 전북 남원시, 충북 제천시와 보은군 등으로 확대됐고, 내년 1월부터는 부산 10개 구청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점심시간 휴무제'가 도입되면 불편할 것 같다"며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본부장은 "증명서류를 관공서에서 방문해야 발급받을 수 있던 10여 년 전에는 실제로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이 많이 왔었지만 요즘은 직장인들이 관공서를 방문하고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보다 무인발급기나 인터넷24 민원을 통해 무료로 증명서를 발급받고 있다"며 "현재 362가지가 무인민원 발급기로, 정부24시로 발급할 수 있게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362가지 문서 수수료 없이 무인 발급...노년층엔 안내할 것"
'인터넷 무인발급기 등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도 있다'는 지적에는 "누구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노년층은 그동안 점심시간에 업무를 보고 왔었기 때문에 점심시간 휴무제를 하면 그 시간을 피해 방문하실 것"이라며 "점심 방문 민원에는 지역일자리 사업 등을 활용해 무인민원발급기 사용법을 안내해주니까 인력을 배치하면 해결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등기나 은행 대출 같은 경우 (직접 방문해야 발급받을 수 있는) 인감 증명서를 요구해 어차피 그 업무를 하려면 점심시간이 아니고 시간을 투자해야만 한다"며 "법무사를 대행하거나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시민들이 공무원들의 헌신에 익숙해져 변화에 불안해한다"는 의견에는 "최근에 들어온 신규 직원들은 정당한 자기 권리를 찾고자 하고, 점심시간 교대 근무를 얘기하지만 항상 대기 상태라 실질적으로 쉴 수가 없었다"며 "점심식사 하러 가다가도 자기 전화가 오면 밥 먹다가 뛰어오는 실정"이라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그렇게 공무원 점심휴무제 전면 시행에 불편을 겪는 시민 분들께는 무인민원 발급기 인터넷 정부24시를 이용하시고, 민원사전예약제 도입과 모바일 서비스 확대 등으로 민원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제시했다.
'점심시간을 오후 1시부터 하자'는 제안에는 "직장인을 위해 관공서는 퇴근 이후 (오후) 7시, 8시까지 근무하라는 주장과 같다"며 "비대면 처리가 불가능한 인감, 여권 업무 등은 전화나 인터넷 사전 예약제를 통해서 신청하고 일과 중 방문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난색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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