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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가해자는 피해자 집 뒤지고...공군은 비난 의식해 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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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가해자는 피해자 집 뒤지고...공군은 비난 의식해 숨기고"

입력
2021.11.16 13:30
수정
2021.11.16 13:33
0 0

공군 8전투비행단서 5월 극단적 선택한 여성 부사관
성추행 피해 정황 확인하고도 뒤늦게 입건
군인권센터 "국민 비난 의식해 의도적 은폐"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공군, 성추행 피해 여군 사망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 센터장은 기자회견에서 공군 8전투비행단에서 발생한 성추행 피해 여군 부사관 사망 사건을 공군이 스트레스 자살로 둔갑시키며 엉망진창으로 사건을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뉴스1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공군, 성추행 피해 여군 사망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 센터장은 기자회견에서 공군 8전투비행단에서 발생한 성추행 피해 여군 부사관 사망 사건을 공군이 스트레스 자살로 둔갑시키며 엉망진창으로 사건을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뉴스1


군인권센터가 15일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 사망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공군 8전투비행단에서 강제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예람 중사 사건이 있던 시점에 사건이 국민들에게 그대로 알려지면 군이 비난받을까 봐 겁이 났던 것"이라며 "군의 상부구조를 지키기 위해서 성추행 피해 사건을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은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임 소장은 "이예람 중사와 같은 연차의 초급 부사관인 A하사가 5월 11일에 숨졌는데, 주변인들의 진술에 따라서 업무 과중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자살했다고 얘기가 됐으나 나중에 확인해 보니 상관인 준위 출신 감독관이 성추행한 것이 드러났다"고 사건의 내용을 소개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가해자인 B준위는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 A하사가 거부한 신체 접촉을 했다고 자백했으며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피해자와 성관계를 맺었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답한 것이 거짓으로 판명되기도 했다. 또 A하사의 사망 당일에는 여러 차례 전화를 걸다가 집안으로 침입해 들어가 물건을 뒤지는 등 현장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A하사와 B준위는 스물여덟 살 차이가 나며 계급상으로도 위력에 의한 간음 소지가 있다는 것이 군인권센터 측의 추정이다. 임 소장은 "평상시 스물여덟 살 차이가 나는 여군한테 찾아와서 이것저것 챙겨준다는 미명 하에 찾아온 것도 굉장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계급상으로도 준위와 하사라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지적했다.



"가해자 강제추행 입건 사실, 유가족은 한 달 뒤에야 알았다"


충남 계룡대 공군본부 정문 모습. 연합뉴스

충남 계룡대 공군본부 정문 모습. 연합뉴스


또 다른 문제는 공군의 은폐 의혹이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유족들은 6월부터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피해 소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군은 관련 혐의점을 잡아 수사를 해 놓고도 당초에는 이를 공개하지 않고 단순 변사 처리했다가 뒤늦게 입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소장은 "당시에는 (B준위에 대해) 주거침입과 증거인멸에 대한 부분으로 기소를 했는데 군이 수사를 하다 보니까 성추행 사건이 8월 3일날 드러나서 입건을 했다"면서 "유족들은 입건 사실을 한 달 뒤에야 정보 공개 청구를 하고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 소장은 "(유가족이) 의심을 6월에 해서 수사 요청을 했으면 8월에 이런 결과가 나왔으면 알려드리는 게 정상인데 알리지 않았다는 게 은폐와 축소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거짓말 탐지기 반응 등을 보면 추가 여죄 같은 것들이 있을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15일 "이예람 중사 사건 발생 후 6월 2일 국방부는 전군 성폭력 사건을 선제 조사하겠다고 했으나 공군은 가해자 자백까지 받고도 A하사 사망 사건과 성폭력 연관성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공군은 이날 "사망 사건 원인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했으며, 그 과정에서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순직이 충분히 인정돼 관련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제추행 혐의에 관해서는 "사망 사건 발생 때부터 지속적으로 수사를 진행해 (피의자를) 기소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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