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은 돌고 돈다더니, 결국 '그 시절' 유행도 돌아왔다. 'Y2K 패션'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온 세기말 패션의 이야기다.
Y2K란 'Year 2000'의 줄임말로, 1999년 세기말을 뒤흔들었던 컴퓨터 버그 해프닝의 이름과도 같다. 이름만으로도 세기말과 밀레니엄 시대를 떠오르게 만드는 Y2K는 현재 패션계에서 당시 유행을 모티브로 한 스타일을 일컫는 용어로 부활했다.
앞서 패션계에서 화제가 된 뉴트로 패션, 레트로 스타일링과 구별되는 Y2K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서양 하이틴 무드'에 있다. 벨벳 트레이닝 수트, 골반 근처에 흘러내릴 듯 걸쳐 입는 로우 라이즈 팬츠, 볼드한 느낌의 액세서리, 사랑스러우면서도 화려한 컬러-패턴 조합 등 2000년대 서양 하이틴 스타들의 감성이 묻어나는 아이템을 활용하는 것이 Y2K의 핵심이다.
해외 유명 스타와 셀럽들이 세기말 무드의 스타일링을 다시 끄집어 내면서 국내 패션계에도 Y2K 트렌드는 빠르게 자리잡았다. 대표적인 스타는 바로 블랙핑크 제니다.
지난 8월 그가 SNS에 게재한 한 장의 사진은 Y2K 패션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화려한 자수 디테일이 눈길을 사로잡는 벨벳 트레이닝 수트를 입고 오렌지 컬러 렌즈를 곁들인 반무테 선글라스를 착용한 그의 모습에서는 2000년대 초 패션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과거 국내외 패션계를 흔들었던 아이콘 패리스 힐튼과 렉시·길건 등을 연상시키는 파격적인 아이템의 등장은 그 시절 패션계를 경험했던 이들에게는 향수로, 이를 처음 접한 Z세대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 2000년대 세기말 감성을 콘셉트로 선보였던 '05학번 이즈 백'을 통해 큰 사랑을 받은 길은지 캐릭터 역시 Y2K 패션에 대한 대중의 관심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개그우먼 이은지가 부캐로 선보인 길은지는 볼드한 링 귀걸이, 벨벳 트레이닝 수트, 과거 유행했던 브랜드의 야구 모자, 골반 라인을 뒤덮는 화려한 벨트 등으로 Y2K 스타일을 완벽 고증했다. 개그 콘텐츠라는 특성상 최근 유행 중인 Y2K 패션에 비해선 다소 과하게 연출했지만, 이는 Y2K 패션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최근 엠넷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를 통해 얼굴을 알린 댄스 크루 '코카N버터'의 수장 리헤이도 Y2K 스타일을 적극 활용하며 이목을 끌었다. 허리 라인을 강조하는 크롭 기장 티셔츠에 와이드 핏 조거 팬츠를 걸친 듯 매치한 뒤 미니멀 사이즈의 숄더백을 매치한 그의 센스는 Y2K 패션의 정석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이 외에도 Y2K 무드를 활용한 스타일링에 도전한 스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요즘이다. 돌아온 유행에 발맞춰 디자이너 브랜드부터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도 Y2K 감성을 담은 아이템들을 출시하며 트렌드를 이끄는 중이다. 지금 가장 핫한 패션 피플이 되고 싶다면 과감하게 Y2K 패션에 도전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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