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리산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방영 중이다. 멋진 배우들과 산을 배경으로 사계절을 담았으니, 집에서도 우리나라 산세의 아름다움을 즐길 좋은 기회이다. 드라마를 시청하다 보면, 우리 주변에 있는 산에 관한 것임에도 의학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용어 설명이 화면 아래쪽에 자막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있다. 드라마 주인공인 국립공원 레인저(안전 관리, 탐방 해설, 현장 관리 등을 맡아 하는 정식 직종)들이 나누는 대화에 나오는데, 산림 분야의 용어가 매우 낯설다.
산불을 소재로 했던 회차에는, ‘수관화’, ‘방화선’ 등의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되었다. ‘수관화(樹冠火)’란 나뭇가지나 잎이 무성한 부분인 수관(樹冠)을 태우며 빠르게 지나가는 산불을 말한다. ‘수관(樹冠)’은 우리말로 ‘나무갓’이다. 나무 기둥 위에 얹어진 나뭇가지와 잎이 달린 모양이 ‘갓’과 비슷하다. 그러나 국민들이 ‘수관(樹冠)’의 한자어 의미를 정확히 알고 사용한 적이 없으니, ‘나무(또는 물)로 된 관’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방화선(防火線)’은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땅에 불이 붙을 만한 것들을 치우고 일정한 정도의 넓이로 공간을 만들어 놓는 것이라고 한다. 동음이의어인 ‘방화(放火, 일부러 불을 지름)’와는 구별해야 한다. ‘방화선(防火線)’은 ‘산불진화선’으로 다듬어졌다.
산림 용어는 산림 조경학이 발달한 일본식 한자어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이 1,517개의 산림 행정 용어를 국립국어원의 검토와 국어순화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쳐 다듬었으므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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