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신촌 등 번화가, 수능 특수 없이 한산
상인들 "작년에도 적자 봤다" 할인행사 안 해
수험생도 방역 걱정·입시 준비에 외출 자제
올해도 '수능 특수'는 없었다. 예년이라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수험생들로 북적였을 주요 도시 번화가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지난해에 이어 한산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모처럼의 해방감을 만끽하려 거리로 나온 수험생들도 '수험생 할인 이벤트'와 같은 환대가 사라진 상점가 풍경에 실망하는 분위기다.
몸 사리는 수험생, 기대 접은 상가
19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능 이튿날인 이날 명동, 신촌, 홍대 등 서울 시내 주요 번화가에선 수험생 방문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명동 상인들은 직장인 등 익숙한 손님들을 주로 맞았고, 신촌과 홍대 앞 매장도 이따금 성인 고객들이 들를 뿐 한산한 모습이었다.
수능 특수의 대표주자 격인 영화관, 미용실 등도 매한가지였다. 이날 오후 홍대 앞 영화관은 매표소와 스낵코너 모두 텅 비어 있었다. 직원 박모(25)씨는 "(할인을 받으려) 수능 수험표를 들고 온 손님은 어제부터 따져도 5명도 안 됐다"고 말했다. 신촌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B(40)씨도 "오늘 손님 중 수험생은 한 명뿐이었고 대부분은 성인이었다"고 전했다.
수험생들이 도심 나들이를 포기한 이유로 주로 남은 대입전형 준비, 코로나19 방역 우려를 들었다. 재수생 조성빈(19)씨는 "면접 전형을 준비해야 하고 백신을 안 맞아서 조심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3 황진재(18)군은 "당장 즐겁자고 밖으로 나서기엔 확진자 수가 너무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이러다가 우리도 대학 생활을 제대로 못하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작년에도 적자" 사라진 수험생 할인행사
상인들은 애당초 수능 특수에 대한 기대를 접은 눈치였다. 수험표를 제시하면 할인 혜택을 주는, 수능일 이후 며칠간 으레 진행되던 판촉 행사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 그 방증이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수험생 대상 할인 이벤트를 했다가 오히려 적자를 봤다"면서 "특수를 기대하기엔 골목 일대가 생기를 잃은 지 오래"라고 토로했다. 명동 화장품가게 직원 임모(29)씨는 "수험생 대상 이벤트는 예정돼 있지 않다"면서 "수험생보다는 외국인 고객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니 번화가를 찾은 수험생들도 큰 짐을 내려놨다는 기분을 살리기 힘들었다. 이날 수험생 할인을 받기 위해 경기 평택시에서 서울 명동으로 왔다는 임지현(18)양은 "즉석에서 할인이 이뤄지기보단 미리 신청해야 하는 가게가 많다"면서 "예전엔 수험생 할인 행사가 많았다고 하던데 올해는 막상 즐기려니 별 게 없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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