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계절에는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이 당긴다. 그러나 추운 날 유독 많이 찾는 어묵탕, 김치찌개, 된장찌개, 해장국 등 대표적인 국물 요리에는 나트륨이 가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선영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에는 땀으로 인해 체내 나트륨이 급격히 줄어 현기증ㆍ탈진을 예방하기 위해 적당한 나트륨 섭취가 필요했던 반면, 겨울철에는 과도한 나트륨 섭취로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과도한 염분 섭취는 위점막을 손상해 암으로 악화할 위험성을 높이고, 과잉 섭취된 나트륨은 콩팥이 걸러 소변으로 배출하는데 이때 뼈 속의 칼슘이 함께 빠져나가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소금은 근육 움직임을 부드럽게 만들고 몸 속 수분량을 유지하는 데 필수 성분이다. 또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적정 수준(식품 100g당 나트륨 120㎎ 미만)’으로 섭취할 때에만 해당되고 과도하거나 부족하면 우리 몸에서 경고 신호를 보낸다.
특히 고혈압 환자는 더 위험하다. 우종신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평소 우리나라 사람들은 간장ㆍ된장ㆍ김치 등 필수 식단에 의해 나트륨을 과다 섭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우 교수는 “겨울철만 되면 추위로 인해 뜨끈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찾으며 섭취 시 국물까지 들이켤 때가 많은데, 이는 고혈압을 오히려 부추기는 식습관이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 제시한 고혈압 예방법에 따르면,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고 채소를 풍부하게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흔히 뜨끈한 국물로 떠올리는 찌개ㆍ국밥 종류에는 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어 국물보다 가급적 건더기 위주로 먹어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저염 식단을 생활화해 나트륨을 ‘적정 수준’ 섭취할 필요가 있다. 국물 요리 시 간장으로 간을 하기보다 멸치ㆍ새우ㆍ다시마ㆍ양파 등 천연 조미료로 국물을 만드는 것이 좋다.
작은 국그릇을 사용하면 나트륨 섭취를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다. 건더기 위주로 먹고 밥을 국물에 말아 먹는 습관은 삼가는 것이 좋다.
식탁에 늘 김치가 올라가듯이 채소를 늘 올려 함께 섭취하도록 한다. 장아찌ㆍ젓갈 등 절임류나 햄ㆍ소시지ㆍ치즈 등 가공육 식품, 인스턴트식품 등은 염분 함량이 매우 높기에 되도록 삼간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따르면 한국인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018년 3,274㎎으로 2016년(3,669㎎)보다 10.8% 줄었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하루 섭취량은 2,000㎎(소금 기준으로 5g 정도)에 비해 1.6배 높았다. 또한 한국인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국ㆍ찌개ㆍ면류ㆍ김치 등에 함유된 나트륨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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