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요소수 품귀 사태에 대한 중장기 대책 마련 차원에서 약 10년 전 완전 중단된 국내 요소 생산 재개 가능성을 타진한다. 또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로 초래된 이번 사태와 유사한 사례 방지를 위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 대한 관리도 강화 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1일 “요소수 대란 재발 방지를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국내 요소 생산 재개 여부에 대한 검토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3국에서의 수입 확대를 한 축으로 가져간다면 다른 방향에선 과거처럼 요소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단 얘기다.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는 현재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약 10년 전인 2011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했다. 업계에 따르면 1970년대 국내 요소 공장은 전성기를 맞으며 당시 생산 능력이 150만 톤을 넘어섰지만, 1·2차 오일쇼크와 중국산 요소의 저가 공세 탓에 2011년 국내 요소 생산은 멈췄다.
2000년대까지 요소를 생산했던 기업은 국내 최대 농화학 회사로 꼽히면서 1970년대부터 요소공장을 준비했던 남해화학과, 현재 수입 요소를 활용해 요소수를 제조하고 있는 롯데정밀화학의 전신인 삼성정밀화학이다. 양사 모두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에 밀리면서 생산이 중단된 터라, 업계에선 자원 관리 차원에서의 정부 지원 없이는 이들 공장의 요소 생산 재개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도 “아직 국내 요소 생산과 관련해 정해진 내용은 없다”고 전하면서도 “기업들이 요소 생산을 할 의향이 있다면, 지원방안도 같이 모색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요소수 유통업체와 일선 주유소 등을 중심으로 이번 요소수 대란 사태 이후 요소수 자체의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단 시각이 많다 보니, 국내 생산 시 수익성도 일부 개선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 생산과 관련해선 신중론도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에 따른 위기를 넘기고, 수입국 다변화가 이뤄진다면 굳이 기업과 정부가 상당한 비용을 들여 요소 생산을 재개할 필요까진 없단 얘기다. 질소산화물 정화를 위해 요소수가 필요한 디젤차 비중이 점점 줄고 있는 데다, 국제적인 친환경 기조에도 역행하는 조치란 점에서 수입국 다변화로 대란 우려를 해소하는 게 우선순위란 것이다.
한편, 산업부는 요소수와 같이 해외 의존도가 높은 3,000~4,000개 품목의 공급망 이상 징후 발생시 이를 알리는 국가 차원의 ‘조기경보 시스템’을 이번주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해외 공관 등 수출국에서 품목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 즉각 관련 정보를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구조다. 산업부 산업정책실 주관으로 해당 품목의 수출국 규제, 글로벌 수급동향 등 위험요인들을 국가적 차원에서 사전에 파악해 선제적 조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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