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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화 왜 안 받냐고?" 경선 패한 '준표형'의 댓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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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화 왜 안 받냐고?" 경선 패한 '준표형'의 댓글 정치

입력
2021.11.21 11:51
수정
2021.11.2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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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선 패배 이후 청년 소통 플랫폼 개설
2030 전폭적 지지에, '한줄평 댓글'로 훈수정치
야권 분열 의식, '尹 비판 자제' 요구엔 "알겠다"

윤석열(왼쪽 사진), 홍준표

윤석열(왼쪽 사진), 홍준표


홍준표 의원이 개설한 '청년의 꿈' 홈페이지 '청문홍답' 코너에 홍준표 의원이 직접 답변을 달았다. 그의 닉네임은 '준표형'이다. 홈페이지 캡처

홍준표 의원이 개설한 '청년의 꿈' 홈페이지 '청문홍답' 코너에 홍준표 의원이 직접 답변을 달았다. 그의 닉네임은 '준표형'이다. 홈페이지 캡처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요즘 경선 때보다 더 바빠졌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2030 청년들과 소통하느라 24시간이 모자라 보일 정도. 홍 의원이 청년세대의 정치 세력화를 도모하겠다며 만든 '청년의꿈' 온라인 플랫폼 얘기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14일 첫선을 보인 사이트는 "사흘 만에 1,000만 페이지뷰를 돌파"했고, 하루에만 5만 개에 육박하는 글이 시시각각 올라온다. 플랫폼 출범 일주일 만에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체급과 맞먹고 있다는 평가다.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홍 의원이 청년과 직접 소통하는 '청문홍답'(靑問洪答)과 '홍문청답'(洪問靑答). '청문홍답'에는 21일 오전 5,800여 개의 질문이 올라왔고, 홍 의원은 이중 524개 질문에 답했다. 홍 의원이 질문을 던진 '홍문청답'의 조회수도 최대 3만 뷰를 넘어섰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여기서 홍 의원은 닉네임 '준표형'으로 불린다. "독수리 타법"으로 "함축된 언어"를 구사하는 터라 답은 길지 않지만,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2030 지지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반응하고 있다.

시작은 청년 세대의 고민을 함께 나눈다는 취지였지만, 정치 현안을 두고 실시간 질의응답에 나서는 모습이 사실상 홍준표의 장외 대선 온라인 캠프를 방불케 한다. '패장은 말이 없다'지만 '준표형'은 패배 이후 도리어 존재감을 높이는 형국이다.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홍 의원의 윤석열 후보 지원 여부. 아직은 전망이 어둡다. 홍 의원은 19일 최재형, 하태경 등 대선 경선후보 7인이 윤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한 발표문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선대위 참여를 강요하는 것 자체도 부당한 횡포"(페이스북)라면서다.

'청년의꿈'에 남긴 '준표형'의 한줄평 댓글도 다르지 않다.

21일 홍 의원은 '김종인, 김한길, 김병준 등이 참여하는 선대위를 2030 젊은 세대가 지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잡탕밥을 찾는 사람도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국민의힘 20대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경선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20대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경선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대표가 홍 의원 설득을 위해 서울 송파구 집까지 찾아갔다는 게 알려진 다음날인 18일엔 "조강지처 버리고 새살림 차렸는데 조강지처가 그 집에 들어가야 할까요? 아니면 본댁을 지키고 있어야 할까요?"라는 뼈 있는 질문을 남겼고, '원팀 구애'에 나서는 윤석열 후보의 전화를 받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받아본들 할 말이 없기 때문"이라고 딱 잘랐다.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여소야대 상황 속 나라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 같느냐'는 질문에 그가 내놓은 대답은 "대한민국만 불행해진다"였다.

자꾸 밖으로 도는 홍 의원의 행보에 국민의힘은 속이 탄다. 다만 앞으로 태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윤 후보가 특검을 받아서 혐의를 다 벗으면 선대위에 참여할 생각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홍 의원은 "그때는 문제가 다르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또 '범보수를 위해 윤석열 관련 발언을 좀 줄여 줄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알겠다"고 답하며 직접적인 저격은 자제할 뜻을 내비쳤다. 야권 분열에 나섰다는 비판은 홍 의원에게도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수위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4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앞 거리에서 시민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4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앞 거리에서 시민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홍 의원이 쏟아내는 정치인 '한줄평'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다.

먼저 야권. '악연'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아날로그 시대에나 통하는 분"이라고 평가절하했고, 2030 청년들의 지지를 나눠 받고 있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선 "영특하고 사리분명한 청년"이라며 "이준석을 내치면 대선은 진다"고 치켜세웠다. 경선 기간 '깐부' 동맹 아니냐는 평가마저 받았던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선 "괜찮은 분"이라고, 야권 단일화 가능성이 남아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선 "The Good"이라고 호평했다.

여권 정치인에 대한 평가도 눈길을 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선 "어이없는 사람"이라고 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선 형수 욕설과 관련해 "양아치나 할 짓", "막가는 인생을 산 사람", "포퓰리스트"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반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선 '대통령감'이라고 띄우기도 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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