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위중증 등 연일 역다 최다 갱신
전문가들 "정부의 대책이 너무 안일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토요일 기준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도 500명대를 이어갔다. 이 같은 폭증세에 하루 이상 병상 대기자만 804명에 달했다. 부푼 기대 속에 이달 1일 시작됐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행 20일 만에 기로에 섰다.
2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가 3,120명 발생했다. 토요일 기준으로는 하루 확진자 역대 최다 규모다. 하루 새 사망자 수는 30명을 기록했고,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517명이다. 보름 넘게 위중증 환자 수가 400명 이상을 유지했고, 전날(508명)에 이어 500명대를 기록한 것이다.
이 가운데 확진자가 쏟아지는 수도권은 한계상황에 도달한 분위기다.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전날 오후 5시 기준 81.5%(687개 중 560개 사용)를 기록했다. 전날 79%에서 하루 만에 2.5%포인트 올랐다. 위드 코로나 와중에도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발동 기준 중 하나인 중환자 병상 가동률 75%를 한참 넘어섰다. 수도권에 남은 중환자 병상은 서울 59개, 경기 52개, 인천 16개 등 총 127개뿐이다.
환자가 쏟아지면서 수도권 병상 대기자 수는 전날 659명에서 이날 804명으로 하루 만에 145명 증가했다. 지난 1일만 해도 0명이던 것이 3주 만에 800명대로 치솟은 것이다. 입원 대기 중 사망한 환자도 이달 들어서만 6명으로 집계됐다. 병상 대기자가 늘어날수록 사망자가 더 증가할 우려가 있다.
야심찬 출발과 달리 위드 코로나는 개시 3주 만에 위태롭게 됐다. 정부는 여전히 수도권에서만 비상계획을 발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부족한 중환자 병실은 수도권 중환자는 비수도권으로 이송하는 등의 '중환자실 효율화 계획'을 통해 버텨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수도권 거점전담병원 3곳(255병상), 감염병전담병원 4곳(415병상)을 추가 지정했다. 이외 행정명령 등을 통해 모두 1,144개 병상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병상을 조금씩 떼오고 마련하는 방식은 지금의 병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지금부터 열심히 병상을 늘려봐야 음압시설 등 설치하는 데 최대 4주가 걸린다.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을 통제하지 않은 채 병상만 늘리면 시차에 따라 뒷북 대응으로만 일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수도권 병상확보 행정명령의 효과는 2~3주 뒤에나 드러나는데 그때까지 지금과 같은 확진자 증가세가 유지되면 병상을 기껏 확보한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며 "행정명령을 통한 병상 확보나 전담병원 추가 지정 같은 기존 방식을 반복하느니, 차라리 운동장 같은 곳에 이동형 병원을 설치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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