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가족]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한 부정적 평가는 그의 몫만은 아니다. 추징금 납부를 거부하고 전씨의 학살을 옹호하는 궤변을 일삼는 등 독재자는 죽었어도 전두환 일가는 여전히 반성 없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뒤늦게나마 5ㆍ18 유가족에게 사죄한 노태우 전 대통령 가족과 비교하면 더 그렇다.
부인 이순자(82)씨는 전씨만큼이나 자주 잡음에 휩싸였고 지금도 종종 구설에 오르고 있다. 1958년 이화여대 의대를 중퇴하고 전씨와 결혼한 그는 마흔 한 살 나이에 영부인이 됐다. 이씨의 청와대 생활은 ‘조용한 내조’와 거리가 멀었다. 그의 주변에선 비리나 의혹도 있었다. 이씨의 작은아버지 이규광씨는 1982년 당시 ‘건국 이래 최대 금융사기’인 이철희ㆍ장영자 어음사기 사건에 연루돼 옥살이를 했다. 친·인척을 동원한 부동산 투기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이씨는 최근 건강이 악화한 남편 대신 군사독재를 미화하는 데 앞장섰다. 2017년 발간한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사태’로 폄하하며 “우리 부부도 희생자”라는 주장을 펴는가 하면, 2019년 전씨의 5ㆍ18 재판 출석을 앞두고는 “남편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라며 신(新)군부의 학살 만행을 두둔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씨의 3남1녀(재국ㆍ효선ㆍ재용ㆍ재만) 자녀들도 역사적 책임을 외면하기는 마찬가지다. 출판사(시공사)를 운영한 장남 재국씨는 2013년 아버지에게 부과된 추징금을 완납할 때까지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전씨가 미납한 추징금은 아직 956억 원 가량 남아 있다.
오히려 이들은 각종 구설과 범죄에 연루됐다. 독립언론 뉴스타파에 따르면 재국씨는 2004년 싱가포르에 유령법인을 만들어 비자금 계좌를 관리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고, 그는 “송구스럽게 생각하지만 탈세나 재산 은닉 목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해 차남 재용씨는 탈세 혐의 수사를 받던 중 차명계좌에서 160억 원가량의 뭉칫돈이 발견됐는데, 이 중 70억 원가량이 전씨의 비자금 계좌로 흘러 들어간 것이 확인돼 검찰에 구속됐다. 두 번 이혼한 그는 2007년 배우 박상아씨와 재혼했다.
삼남 재만씨는 전 동아원그룹 회장 이희상씨의 사위로 현재 미국에서 와이너리 경영에 관여하고 있으며, 장녀 효선씨는 서울 소재 한 사립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효선씨는 1985년 4선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결혼했다가 2005년 이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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