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져 숨져
경찰청 과학수사대, 자택 현장 감식 중
생전 혈액암 투병… "최근 병세 악화돼"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지면서 경찰이 정확한 사망 경위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사망 원인을 두고서는 전씨가 혈액암으로 투병해온 점에 미뤄 건강이 악화됐을 거란 추측이 나온다.
경찰은 이날 "전씨가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졌다"는 경호팀 신고를 받고 오전 8시 55분쯤 출동했고, 오전 9시 12분쯤 숨진 사람이 전씨임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전씨는 오전 8시 45분쯤 쓰러졌고 당시 집 안엔 부인 이순자씨만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는 구급대가 도착했을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과학수사대 대원들은 오전 11시쯤부터 흰색 방호복 차림으로 전씨 사저로 들어가 사망 장소인 화장실 등에서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전씨 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은 전씨 사망 경위에 대해 "갑자기 운명했기 때문에 어디에 신고하거나 응급처치할 여유가 없었다"며 "쓰러질 당시 집 안에 혼자 있던 이씨가 밖에 있던 경호팀에게 연락해 신고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전씨를 검안한 신촌세브란스병원 측이 공식 사인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씨 주변에선 고인이 투병했던 '다발성 골수종'이 사인과 무관하지 않을 거란 추측이 나온다. 이 질환은 백혈병, 림프종과 함께 3대 혈액암으로 분류된다.
전씨는 올해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고령으로 강도 높은 항암치료를 받기 어려워 통원하면서 대증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부인 이씨가 주로 간호를 도맡아왔다고 한다.
전씨는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8월 재판에 출석했을 때 수척한 모습을 보여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민 전 비서관은 전씨의 건강이 최근 들어 급격히 악화됐다고 전했다. 그는 "(전씨를) 뵌 지 열흘 정도 됐는데, 그 전주와 (상태가) 또 다르더라"라며 "그 전엔 실내 거동에 불편이 없었는데 열흘 전에는 의자에서 일어날 때나 걸을 때 부축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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