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 예심] 어린이 청소년 부문 10종
어린이에 대한 사회적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어린이·청소년 도서에 대한 관심이 다변화된 한 해였다. 양육과 교육 관련자들이 주요 독자이거나 논의를 형성하는 데서 벗어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엄마 도감'은 다수자를 오히려 관찰 대상으로 만들어 전복적 작업을 하는 권정민 작가의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디지털 리터러시 문제를 다룬 '안전하게 로그아웃', '안녕? 나의 핑크블루'는 여성주의적 문제 제기가 분화되는 맥락에서 나온 수작으로 평가됐다. 루리 작가의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는 취업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의 현실을 그림형제의 '브레멘 음악대'를 한국화해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게 구현했다는 평가다. 베스트셀러 화제작인 같은 작가의 '긴긴밤'도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다. '국경'은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까지 배낭여행을 다녀온 신인 작가의 공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3년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 어린이심사위원상을 받았던 이기훈 작가의 '09:47'은 전작에 비해 주제 주목도가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
▦엄마도감
권정민 지음·웅진주니어 발행
아기의 시선에서 엄마를 관찰한 기록을 모은 그림책. 아이를 일방적으로 보살핌을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닌 나름의 방식으로 엄마를 알아가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존재로 그리는 시선이 새롭게 다가온다. 신선한 역발상에서 시작해 엄마와 아이의 건강한 관계맺음을 응원한다.
▦안전하게 로그아웃
김수아 지음·창비 발행
청소년들이 온라인이라는 일상에서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법을 터득하도록 안내하는 책.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여러 SNS의 특징과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를 분석하며 그 안에 담긴 관계와 감정을 돌아보도록 한다. 특히 ‘모니터 뒤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디지털 시민성에 대해 환기한다.
▦안녕? 나의 핑크 블루
윤정미 소이언 지음·우리학교 발행
젠더와 컬러코드의 관계를 인상적으로 포착했다는 찬사를 받은 사진작가 윤정미의 ‘핑크&블루 프로젝트’가 사진 그림책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15년간 세계 주요 도시 100곳에서 전시회가 열리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던 프로젝트에 세심하고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 더해졌다.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
루리 지음·비룡소 발행
그림형제의 ‘브레멘 음악대’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해 독특한 화면 구성과 세련된 일러스트로 풀어낸다. 무겁고 우울한 주제를 다루지만 위트와 재치로 재미를 더한다. 취업 준비생과 자영업자 등 힘든 상황에 놓여 있어도 열심히 살아가기를 바라는 희망을 전한다.
▦휴가
이명애 지음·모래알 발행
손꼽아 기다려 온 휴가지만 막상 휴가지에 도착하면 쉽게 긴장이 풀리지 않는다. 작가는 휴가지에서 몸과 마음이 서서히 이완되고 마침내 온전히 충전되는 과정을 이미지만으로 설득력 있게 구현한다. ‘휴가’라는 것이 우리 인생에서 어떤 의미인지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국경
구돌 글·해랑 그림·책읽는곰 발행
새와 물고기는 자유로이 넘나들어도 사람은 함부로 넘을 수 없는 선인 국경의 모습을 담은 책. 글을 쓴 구돌 작가는 28개월간 배낭여행을 하며 국경을 넘는 경험을 했다. 파키스탄과 인도, 수단과 남수단,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국경 등 총 24개 국경을 통해 다양한 세계의 모습을 그린다.
▦09:47
이기훈 지음·글로연 발행
지구에 종말이 다가오고 그 속에서 희망의 방주를 발견하는 아이의 상상과, 환경위기에 무감각하게 살고 있는 인류의 현실을 ‘시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매끄럽게 넘나든다. 지구환경에 대한 경고와 인류를 향한 희망을 역동적이면서도 극도로 세밀한 사실주의적 표현에 담아냈다.
▦자신만만 생활책(총 10권)
전미경 등 지음·사계절 발행
몸, 음식, 옷, 안전, 집, 학교, 글쓰기, 남과 여, 가족, 환경까지 어린이 생활 주변에서 꼭 필요한 주제 10가지를 다룬 시리즈. 생활에 필요한 지식 정보부터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상식까지 폭넓게 다룬다. 더불어 살 수 있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나는 무늬
김해원 지음·낮은산 발행
세상이 멋대로 부르는 이름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자신만의 무늬를 새겨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청소년 노동, 가정 폭력, 아동 학대 등 우리 사회의 아픈 현실을 이야기로 불러온다. 타인의 고통에 함께 마음 아파하는 아이들을 통해 살아남은 이들이 눈물을 닦고 할 수 있는 일을 보여준다.
▦열두 달 지하철 여행
김성은 지음·한태희 그림·책읽는곰 발행
왁자지껄한 전통시장부터 번쩍번쩍한 빌딩 숲, 거리 공연이 펼쳐지는 대학로와 근현대사의 현장까지. 지하철을 타고 떠나는 서울 수도권 여행을 담은 지도 그림책. 열두 개 지하철 노선도만으로는 알 수 없는 서울과 수도권의 이모저모를 입체 지도 위에 생생하게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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