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5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맡을 예정이었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비워 두고 6개 본부장과 공보조직 등을 인선했다.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3주가량 선대위 인선에 진통을 겪다가 결국 김 전 위원장이 합류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대위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조직총괄본부장 주호영 의원, 정책총괄본부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총괄특보단장 권영세 의원, 홍보미디어본부장 이준석 대표, 직능총괄본부장 김성태 전 의원, 당무지원본부장 권성동 사무총장 등이 임명됐다. 특별기구인 약자와의동행위원회는 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고 김미애 의원이 부위원장을 맡게 됐다.
윤 후보는 전날 김 전 위원장과 만찬 회동을 가졌지만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 전 위원장은 만찬 당시 “밖에서 돕겠다”고 언급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런 얘기를 한 적도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보였고, 윤 후보도 “김종인 박사님 얘기는 더 말씀을 안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선대위 구성과 주도권을 두고 양측 간 샅바 싸움이 길어지면서 감정적 골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윤 후보로선 어떤 형태로든 ‘김종인 합류’ 여부에 대해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매듭을 짓는 게 필요하다. 선대위 인선을 둔 실랑이가 지나치게 길어져 윤 후보의 리더십 타격도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3주가량 시간을 허비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도 줄어드는 추세다.
‘김종인 없는 선대위’를 선택했다면 그 결과 역시 윤 후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김 전 위원장 없이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면 이제부터 정책과 다른 인물들로 승부를 봐야 한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선대위 인선안을 두고 당내에서부터 “전략이 안 보인다“거나 "청년들이 떠나간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당 일각의 우려처럼 “선거에서 다 이겼다”고 여긴 것이라면 심각한 착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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