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변이보다 강력할 수도 있다는 우려 속
"전파력 예측 어려워…지나친 걱정 필요 없어"
HIV 감염 등 면역력 약한 사람에서 발생 가능성
한 번에 여러 돌연변이가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종이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이 변이종이 면역 체계를 피해 더 많은 감염을 불러올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지난달 11일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변이종 '누(Nu·B.1.1.529)'에 과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로 침투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유전자 변이를 무려 32개가 갖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바이러스의 감염과 확산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면역세포가 병원균을 공격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는 게 문제다.
과학자들은 새 변이에 강한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과도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바이러스학자인 톰 피콕 박사는 이 변이와 관련해 "매우 많은 양의 스파이크 돌연변이가 크게 우려된다"며 "아주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델타 변이를 포함한 이전 변이들보다 (전파력 등이) 더 치명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다. 다만 "전파력이 그다지 크지 않은 이상한 종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수아 발루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유전학 연구소 교수도 "중화 항체들이 알파·델타 변이보다 이 변이종을 인식하기 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지금 단계에서는 전파력을 예측하기 어려워, 가까운 시일 내에 급격히 확산하는 것이 아니라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 번에 대량의 돌연변이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선 '한 차례의 폭발적 변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발루 교수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등으로 면역 체계가 약화한 만성 질환자의 몸 안에서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B.1.1.529 변이는 총 10여 건이다. 보츠와나에서 최초 발견된 후 2건이 더 확인됐고 나머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6건)과 홍콩(1건)에서 나왔다. 홍콩에서 확진된 36살 남성의 경우 남아공을 20일간 방문하고 돌아온 지 이틀 만에 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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