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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막염으로 오인 잦은 ‘포도막염’, 20~30대 젊은이 실명 주범

입력
2021.11.28 20:1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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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결막염처럼 보이는 포도막염은 20~30대 젊은이의 실명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단순 결막염처럼 보이는 포도막염은 20~30대 젊은이의 실명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모(21)씨는 얼마 전 갑자기 한쪽 눈이 충혈되고 아프기 시작하면서 시력이 점점 떨어졌다. 처음엔 피곤해 생긴 단순 결막염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앞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되고 눈부심 증상까지 나타났다. 병원 안과를 찾아 눈과 혈액검사를 시행한 결과, ‘포도막염’ 진단을 받았다.

포도막염은 눈을 싸고 있는 포도막(Uvea) 조직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탁구공만 한 눈알은 세 종류 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가장 바깥쪽 하얀 막을 공막, 가장 안쪽 신경이 분포하는 막을 망막, 중간 막을 포도막이라고 한다. 포도막은 홍채ㆍ맥락막ㆍ모양체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포도 껍질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혈관이 분포해 눈에 영양을 공급한다.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면 주변 망막ㆍ공막은 물론 수정체ㆍ각막 등 눈의 중요한 부분에 손상을 주기에 시력이 떨어지고 실명될 수 있다. 포도막염은 매년 1만 명당 17.3명이 발생한다(대한포도막학회). 20~30대 젊은이에게 많이 나타난다. 김기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미국에서는 전체 실명 환자의 10%가 포도막염이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원인은 비감염성과 감염성으로 나뉜다.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자가면역질환인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홍반성 낭창(루푸스), 강직척추염 등이 원인으로 꼽히지만 별다른 원인이 없어도 발생한다. 감염성 포도막염은 결핵이나 매독 등 여러 균에 감염돼 생길 때가 많다.

포도막염은 대개 염증이 반복ㆍ지속적으로 생길 때가 많다. 이 때문에 포도막염을 조기 발견해 진단ㆍ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을 위해 먼저 시력 검사를 하고 안압을 측정해 시력 저하 정도를 알아낸다. 또 세극등 현미경 검사로 전안부(前眼部) 검사를 한다. 포도막염이 있으면 눈 앞부분에 염증 세포가 떠다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형우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생긴 포도막염은 한 가지 검사만으로 확진이 어려울 때가 많다”며 “유리체 및 망막 검사, 빛 간섭 단층 촬영 및 조영제 검사 등의 안과 검사와 가슴 X선 촬영, 혈액검사 등으로 진단한다”고 했다.

치료는 점안약ㆍ복용약ㆍ주사약 등이 단독 혹은 복합적으로 사용된다. 약에 따라서는 눈동자를 넓혀 시력이 더욱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고, 눈에 맞은 주사 때문에 새빨갛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시적 현상으로 몇 주 안에 회복하기에 특별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실명 위험이 있거나 약물 합병증이 심한 비감염성 포도막염 치료에 효과가 좋고 부작용은 적은 생물학적 제제(휴미라)를 쓸 수 있다.

포도막염은 면역 기능과 관계가 있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심한 육체적 노동을 하거나, 술ㆍ담배를 많이 하면 발병과 재발 가능성이 커진다.

안성준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는 “포도막염은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심각한 안과 질환이지만 ‘피곤해서 그렇겠지’라고 여겨 방치해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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