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퀘어 경영은 계속… 후임은 아그라왈 CTO
NYT "페이스북과 함께 소셜미디어 중요 변화"
가상화폐 및 기술 분권화, 자선 사업에 관심
소셜미디어(SNS) 트위터 공동 창업자인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난다. 그동안 트위터와 핀테크 업체인 스퀘어 두 곳에서 CEO를 맡아 왔는데, 향후에는 스퀘어 경영에만 전념할 예정이다. 아울러 스퀘어에 기반한 가상화폐 사업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위터 CEO 후임은 퍼라그 아그라왈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맡는다.
도시는 29일(현지시간) 트위터로 성명을 내고 “트위터가 창업자 시대에서 벗어나 다음 장으로 넘어갈 준비가 됐기 때문에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임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실리콘밸리의 미덕으로 여겨지는 ‘창업자 경영’이 항상 긍정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언급, 회사를 위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그는 “창업자 경영은 궁극적으로 심각하게 회사를 제약하고, 시스템 전체를 망가뜨리는 장애라고 생각한다”며 “한 회사가 창업자의 영향이나 지시로부터 자유롭게 홀로 설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위터 이사회는 후임 CEO 겸 이사로 아그라왈 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임명했다. 도시의 절친한 친구인 아그라왈은 10여 년 전 엔지니어로 일을 시작해 2017년 경영진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도시는 “아그라왈은 이 회사를 바꾸는데 도움이 된 모든 중요한 결정의 배후에 있었다”며 “CEO로서 그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도시는 내년 5월 주주총회까지는 이사회 멤버로 남아 있지만, 이후에는 이사회에서도 떠날 예정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도시의 사임은 지난달 메타로 이름을 바꾼 페이스북에 이어 소셜미디어 산업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라고 짚었다. 노터데임대 경영대학원 팀 허버드 조교수는 “지난 10년간 소셜미디어에 큰 영향을 끼진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면 잭 도시의 이름이 항상 떠오를 것”이라고 평했다.
도시는 재계에서 가장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자 독특한 언행으로 실리콘밸리의 기인으로 불렸다. 길게 기른 턱수염과 코걸이 등 외모도 한몫했다. 도시는 개인적 삶과 열정을 중요시해 회사의 중요한 결정을 아랫사람들에게 위임하는 경영 스타일을 보여 왔다. 2019년에는 아프리카에 비트코인의 미래가 있다며 3∼6개월간 아프리카에 머물겠다고 깜짝 선언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앞서 2008년에는 경영 스타일과 잦은 결근에 대한 우려로 회사로부터 해고된 적도 있다. 도시는 2015년 CEO로 복귀했는데, 이후 회사 주가는 85% 상승했다.
지난해 3월에는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트위터 지분을 대거 사들인 뒤 도시 CEO의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도시가 트위터와 스퀘어를 동시에 경영하느라 관심이 분산된 탓에 트위터는 혁신이 늦어졌고 다른 소셜미디어 경쟁자들보다 뒤쳐지게 됐다는 이유였다. 트위터는 결국 엘리엣 임원을 이사로 임명하고, 자사주 매입에 20억 달러(약 2조3,900억 원)를 쓰겠다고 약속하는 조건으로 도시가 CEO 직에 머물기로 엘리엇 측과 합의했다.
이후 올해 2월 도시는 2023년 말까지 트위터 주식을 두 배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오디오 채팅, 뉴스레터 등 새로운 기능을 잇따라 출시했다. 엘리엇 출신 이사는 올해 6월 트위터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지난 2년간 도시와의 협력은 생산적이고 효과적이었다”고 평했다.
트위터를 떠난 도시는 스퀘어 경영과 가상화폐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도시는 최근 몇 년간 가상화폐와 기술 분권화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도시가 트위터를 떠나 가상화폐와 자선 사업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지인들에게 밝히곤 했다”고 전했다. 도시는 블록체인 기반 분권형 소셜미디어 ‘블루스카이’도 후원하고 있다.
이날 도시 사임 소식이 전해지자 트위터 주가는 5% 급등했다가 2.7% 하락했다. 스퀘어 주가는 전날보다 소폭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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