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카카오톡 선물하기… 편의점 CU와도 손잡고
출국 없이 구매하는 '내수통관 면세품' 판매 확대
'재고 떨이' 수익은 안 나도… '대안이 없어" 속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등장에 면세점 업계의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다. 오미크론의 확산세에 당분간 내수통관 면세품 판매에 올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국인을 상대로 출국 없이 구매 가능한 재고품 판매 확대로 손해를 최대한 줄이는 게 현재로선 최선인 셈이다. 하지만 나락으로 떨어진 실적을 회복하기엔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
편의점·이커머스와도 손잡는 편의점
내수통관 면세품은 지난해 4월 관세청이 재고 면세품을 수입통관한 후 해외 출국하지 않는 내국인을 상대로 판매할 수 있게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한 제도하에서 허용된 제품이다. 이 제도는 한 차례 시행 후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자, 관세청에선 지난해 10월 제도 시행기간을 무기한 연장했다.
허용 기한이 길어지면서 면세점은 지난해보다 더 과감하게 국내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편의점과 전자상거래(e커머스) 플랫폼 등 이종업계와의 협업도 꾀하고 있다. 면세점은 특성상 국내 인증상품이란 대표성과 고급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게 중요한데, 대중적인 유통망까지 진입한 건 이례적인 변화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달 24일부터 편의점 CU와 손잡고 CU의 멤버십 응용소프트웨어(앱) '포켓CU'를 통해 면세품 판매에 나섰다. 페라가모, 알렉산더맥퀸, 지방시, 멀버리 등 유명 명품브랜드 50여 개 상품을 최대 70%까지 할인 판매한다. 포켓CU의 전체 회원 중 약 70%는 최근 국내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20~30대가 차지하고 있다. 실제 포켓CU에서 고가의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2030세대 고객의 객단가는 지난해 동기 대비 10.1% 신장했다.
신라면세점은 쿠팡, 신세계면세점은 SSG닷컴과 카카오 선물하기까지 진출했다. 롯데면세점의 '럭스몰', 현대백화점면세점의 'H셀렉트' 등 내수통관 면세품만 판매하는 전용 온라인몰을 따로 운영하고 라이브방송으로 판매를 확대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재고 떨이' 내수통관 면세품, 확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
하지만 내수통관 면세품 판매만으로 부진 탈출은 어려운 게 면세점 업계의 형편이다. 재고 처분 성격이 강한 내수통관 면세품의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재고 면세품은 폐기하거나 공급업체에 반품해야 하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물량이 쌓인 면세점 업계 입장에선 마진을 줄여서라도 보관 중인 재고를 최대한 밀어내야 할 처지다. 수입통관을 거쳐 관세, 부가세 등이 부과되는 상태에서 할인율을 크게 적용하다 보니, 많이 팔아도 남는 게 거의 없다.
그럼에도 내수통관 면세품 판매 이외의 대안도 없는 게 면세점 업계의 현재 상황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만일 고객이 해외에 나간다고 해도 도착 국가에서 입국금지를 해 출국이 막히면 구매한 건은 모두 환불 처리해야 한다"며 "출국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이 불가하니 내수통관 면세품이 아니면 내국인에게 물건을 팔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내국인 수요가 줄면서 다이궁(중국 보따리상)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전체 70~80%를 차지했던 다이궁 매출 비중은 최근 95% 이상으로 확대됐다. 업계에 따르면 다이궁이 가져가는 알선수수료율은 최대 30%까지 치솟았지만,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심화하고 있다.
전망도 불투명하다. 면세점 관계자는 "오미크론 사태까지 번져 상반기는 아슬아슬 버티는 상황이 계속될 것 같은데, 면세점이 체감할 진짜 '위드 코로나'는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로 봐야 하지 않나 싶다"며 "면세점은 바닥이라 더 내려갈 데가 없고 언제 올라갈지 타이밍을 보는 시기"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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