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한 달간 끌었던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을 가까스로 봉합하고 6일 선대위 발족식을 갖는다. 지난 3일 울산에서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극적으로 화해한 것을 계기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돌고 돌아 ‘김종인 선대위 체제’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지난달 5일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지리멸렬한 인선 갈등으로 지지율 상승분을 반납해야 했던 윤 후보로선 더 이상의 내부 잡음은 곤란하다.
지난 한 달간 국민의힘이 보여준 것은 정치 막장 드라마에 다름없었다. 윤 후보 측근 세력과 김 전 위원장 및 이 대표 간 감정싸움은 문고리 권력 논란, 당 대표 패싱 논란을 거쳐 급기야 이 대표의 당무 이탈로 이어져 국민들의 혀를 차게 만들었다. 이는 컨벤션 효과로 윤 후보 지지율이 치솟자 정권 교체가 다 된 것처럼 여기고 권력 다툼을 벌인 결과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 역시 상황을 수습하는 리더십을 보여 주지 못해 혼란은 가중됐다. 결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턱밑까지 추격해오자 윤 후보가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을 끌어안는 모양새가 됐다.
그렇다고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간 관계 및 추가 인선 문제, 보수 정체성과 중도 확장 사이의 노선 등을 두고 알력 다툼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궁중 암투를 연상케 하는 이런 행태가 재연된다면 정권 교체 여론이 아무리 높다 한들 민심은 고개를 돌릴 게 뻔하다.
더군다나 윤 후보는 그간 반문(反文)이나 정권 교체 구호 외에 보여준 것도 거의 없다. 선대위 진용의 가닥을 잡은 만큼 이제는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국정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대한민국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어떤 정책으로 시대적 도전을 극복할지를 놓고 이재명 후보와 건강한 경쟁을 벌여 대선판의 수준을 높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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