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메루 화산 4일 이어 6일에도 분화
뜨거운 용암 속에서 속속 시신 발굴
마그마·지진 활동 낮아, 폭우가 원인
엄마는 아기를 껴안고 용암에 파묻혔다. 용암 속에 묻혀 있던 모래 운반 트럭에선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한 시신 세 구가 발견됐다. 인도네시아 스메루(semeru) 화산 분화의 비극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벌써 100명에 육박한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6일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BP)에 따르면 4일 동부자바주(州) 루마장 지역의 스메루 화산 분화로 이날 낮 기준 사망자 15명, 실종자 27명, 화상 등으로 인한 부상자 56명(일각에선 102명)이 발생했다. 이재민은 1,700여 명에 달하며 5,000여 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가옥 2,970채가 용암에 파묻히거나 파손됐고, 다리도 끊어졌다.
CNN인도네시아 등 현지 매체는 자원봉사자들이 용암 속에 묻힌 생존자를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한 작은 마을에서는 용암에 묻힌 모녀의 시신을 찾았다. 엄마는 딸을 꼭 품고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용암에 묻힌 모래 운반 트럭에서 3명 등 시신 7구를 발견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주민들 집이 뜨거운 용암 물질로 뒤덮이고 모두 파괴돼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날 오전 작은 폭발이 발생하면서 구조대가 긴급 철수하기도 했다.
자바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인 스메루화산(해발 3,676m)은 올해 1월 16일 화산재가 4.5㎞ 높이까지 치솟는 등 여러 차례 분화했다. 당시엔 인명 피해가 없었다. 4일 오후 2시 50분쯤 발생한 이번 분화로 10㎞ 넘게 분출한 화산재가 인근 10여 개 마을을 뒤덮었다. 스메루 화산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700㎞ 정도 떨어져 있다.
인도네시아 지질청은 잇단 폭우 등 외부 요인에 의해 화산 입구가 붕괴돼 분화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최근 마그마 활동에 큰 변화가 없었고 지진 기록도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조기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일상생활을 하던 주민들이 미처 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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