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가요계를 뜨겁게 흔들었던 이슈는 무엇이었을까.
올 한 해 가요계를 달군 메인 이슈는 △그룹 브레이브걸스로 대표되는 '역주행 러시' △에스파·즈즈즈(스트레이 키즈·에이티즈·더보이즈)가 이끈 '4세대 아이돌' 전성기 본격화 △K팝 대표 걸그룹들의 아쉬운 해체(활동종료) 선언 등이었다.
브레이브걸스, 역주행 신화를 쓰다
올 상반기 가요계에서 가장 '핫'했던 키워드는 바로 역주행이었다.
지난해 이미 비의 '깡'이 밈(Meme) 열풍에 힘입어 역주행을 기록한 바 있지만, 올해 브레이브걸스가 일궈낸 역주행은 이전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선풍적인 신드롬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 '롤린'이 발매 4년 만에 역주행에 성공하며 각종 음원 차트 정상을 휩쓸었다. '롤린'은 군 복무 당시의 추억에 응답한 군인들과 예비역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역주행의 물꼬를 튼 뒤 대중적인 인기까지 얻으며 일명 '밀보드'(밀리터리+빌보드) 발 역주행의 대표사례로 자리매김했다.
'롤린'에 이어 과거 활동 당시 발표했던 '운전만해'까지 역주행 코인에 탑승하며 브레이브걸스는 단숨에 가요계 '대세'로 부상했다. 음원차트 및 음악방송 1위는 물론 예능과 광고계 러브콜도 물밀듯이 쏟아져 무명의 설움을 깨끗히 지워냈다.
역대급 역주행 신드롬을 일으킨 브레이브걸스는 이제 인기 정주행을 보장받는 그룹으로 성장했다. 지난 6월 발매한 신곡 '치맛바람'은 발매 하루 만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 수 1,000만 뷰를 돌파하는가 하면 3일 만에 2,000만 뷰라는 기록을 세웠다. '롤린'이 휩쓸었던 음원 차트 정상 역시 '치맛바람'이 배턴을 이어받았다.
브레이브걸스가 오랜 시간 빛을 보지 못한 무명 가수들의 희망으로 떠오르면서, 다음 역주행 주인공에 대한 기대도 이어졌다.
이 가운데 MBC '놀면 뭐하니?'에서 재조명된 라붐의 '상상더하기'도 음원 차트 역주행을 기록하며 리스너들에게 다시 사랑 받았다. 이같은 인기에 라붐 역시 지난 11월 오랜 공백기 끝 완전체 새 앨범을 발매하며 정주행에 도전할 수 있었다. 라붐 외에도 '숨듣명'(숨어서 듣는 명곡), '컴눈명'(다시 컴백해도 눈 감아줄 명곡) 등의 타이틀과 함께 애프터스쿨 샤이니 2PM 나인뮤지스 등의 노래 역시 재조명되는 기회를 얻었다.
올 하반기로 접어들며 '역주행' 열풍은 한풀 꺾였지만 과거 추억을 소환하는 90년대생들이 늘어남에 따라 '그 시절 추억의 명곡'들이 종종 음원 차트에 소환되는 중이다. 최근 '놀면 뭐하니?-도토리 페스티벌'을 통해 재조명된 프리스타일 'Y' 등 2000년대 초 인기곡들도 MZ세대를 중심으로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다.
'4세대 아이돌' 전성시대 스타트
올해 가요계의 또 다른 키워드는 '4세대 아이돌'이었다.
H.O.T. 젝스키스 S.E.S. 핑클 신화 등으로 대표되는 1세대 아이돌, 동방신기 원더걸스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이 활약했던 2세대 아이돌, 엑소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 3세대 아이돌 시대를 거쳐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4세대 아이돌'이 본격적으로 입지를 넓힌 것이다.
4세대 아이돌의 대표주자는 에스파 NCT 엔하이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스트레이 키즈 에이티즈 더보이즈 스테이씨 등이다. 여기에 올 연말 아이브 빌리 등 쟁쟁한 그룹들까지 데뷔에 나서며 4세대 아이돌 경쟁은 한층 뜨거워졌다.
선배 아이돌 그룹에 비해 보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펼치고 있는 4세대 아이돌들의 성과 역시 꽤나 만족스럽다.
에스파는 첫 미니 앨범 '새비지'로 미국 '빌보드 200' 차트 20위로 첫 진입하며 K팝 걸그룹 첫 앨범 사상 최고 순위를 경신했으며, NCT 127은 정규 3집 '스티커'로 '빌보드 200' 11주 연속 차트인을 기록 중이다. 또 엔하이픈은 데뷔 약 반년 만에 '빌보드200' 18위로 첫 진입하는 기록을 세웠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정규 2집으로 '빌보드200' 톱5에 차트인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외에도 많은 4세대 아이돌들이 국내외 가요 시장을 섭렵하며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가운데, 본격화된 4세대 아이돌 경쟁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K팝 대표 걸그룹, 아쉬운 활동 마침표
2021년에는 데뷔 이후 오랜 시간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룹 여자친구와 러블리즈, 프로젝트 그룹으로 한일 양국을 오가며 팬덤을 모았던 아이즈원 등 K팝 대표 걸그룹들이 아쉬운 활동 마침표를 찍기도 했다.
이들 중 가장 먼저 활동 종료를 알린 그룹은 아이즈원이었다. 지난 2018년 엠넷 '프로듀스48'에서 최종 데뷔조로 선발되며 정식 데뷔한 12인조 걸그룹 아이즈원은 당초 예정된 2년 반의 활동 기간을 끝으로 지난 4월 말 공식 활동을 종료했다. 활동 당시 아이즈원이 한·일 음악 시장에서 큰 인기를 구가했던 만큼 활동 종료 및 해체를 두고 활동 연장, 유닛 결성 등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모든 논의가 무산되며 결국 이들은 예정대로 해체 수순을 밟았다.
아이즈원 활동 종료 이후 각 멤버들은 자신의 원 소속사로 돌아가 활동을 이어갔다. 고국인 일본으로 돌아간 미야와키 사쿠라·야부키 나코·혼다 히토미는 이후 양국 팬들과의 소통을 이어오며 휴식을 가졌고, 그 중 미야와키 사쿠라는 하이브와 전속계약을 맺은 뒤 한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지며 향후 행보에 궁금증을 높였다. 김채원 역시 최근 원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하이브에 새 둥지를 틀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상태다.
이 외에 권은비와 조유리는 각각 솔로 가수로 재데뷔했으며, 같은 소속사인 장원영과 안유진은 최근 걸그룹 아이브로 화려하게 귀환했다. 강혜원과 김민주는 향후 연기 활동에 집중할 전망이며, 최예나는 솔로 재데뷔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다른 춤 실력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채연은 최근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원트의 크루로 출연하며 활동에 물꼬를 텄다.
이어 해체를 발표한 팀은 여자친구였다. 지난 5월 소속사 쏘스뮤직은 여자친구의 전속계약 종료 소식과 함께 팀 해체를 공식 발표했다. 해체 발표 직전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던 여자친구의 해체 소식도 충격이었지만, 팀 해체를 4일 앞두고 갑작스럽게 전해진 해체 발표에 국내외 K팝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데뷔 이후 '시간을 달려서' '오늘부터 우리는' '유리구슬' '밤' '너 그리고 나' 등의 히트곡을 탄생시켜온 이들의 활동은 지난해 11월 발매한 정규 3집 '회:발푸르기스의 밤(回:Walpurgis Night)'이 마지막이 됐다.
당시 갑작스러운 해체 발표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던 여자친구는 이후 뿔뿔이 흩어져 활동 방향을 찾았다. 예린은 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로 이적해 배우 전업을 앞두고 있으며, 소원은 아이오케이컴퍼니에서 배우로 변신을 알렸다. 유주는 강다니엘의 소속사 커넥트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고 솔로 보컬리스트로서의 새 출발을 예고했고, 은하 신비 엄지는 신생 기획사 빅플래닛메이드에서 3인조 걸그룹 비비지(VIVIZ)로 재데뷔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계약 종료와 함께 해체 수순을 밟은 팀은 러블리즈다. 2014년 데뷔 이후 서정적이고 청순한 콘셉트로 활동을 이어왔던 러블리즈는 지난 2019년 미니 6집 발매 및 엠넷 '퀸덤' 출연 이후 1년 2개월의 공백을 이어오다 결국 전속계약 만료를 맞았다.
전속계약 만료 이후 원 소속사에 남은 멤버는 베이비소울 한 명으로, 나머지 일곱 멤버들은 각자 새 둥지를 찾아 떠나며 팀은 사실상 해체됐다. 최근 예능에서 두각을 보인 미주는 유재석을 따라 안테나와 전속계약을 체결했으며, 서지수는 미스틱스토리로 이적해 배우 전향을 전망하게 했다. 홀로 소속사에 남은 베이비소울은 활동명을 본명인 이수정으로 바꾸고 새 출발에 나선다. 케이의 경우 최근 김준수의 소속사 팜트리아일랜드와 전속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