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권, 수요만 통제" 정부 비판
공급 확대·청약제도 개편 등 강조
“진보정권은 수요를 통제하면 비정상적 집값 상승이 없을 것으로 봤는데 시장은 달리 봤다. 공급이 부족하다고 인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7일 무주택 청년들과 만나 주택가격 급등에 ‘반성문’을 썼다. 청년들의 내 집 마련 소망이 이뤄지려면 결국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진단도 내놨다. 이 후보는 “아무리 수요를 억제해도 풍선효과가 발생한다”면서 ‘부동산 공급 폭탄’을 약속했다.
연일 부동산 해법 마련에 집중하는 이 후보의 행보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이다. 겉으론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정인 부동산 문제 해결의 적임자임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폭등한 집값의 최대 피해자이면서도 여전히 민주당에 마음을 주지 않는 ‘2030 세대’ 표심을 잡겠다는 의도도 숨어 있다.
“나도 29세에 청약예금을 들었는데, 아직도 분양을 못 받았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에서 열린 ‘주택청약 사각지대 간담회’에 참석해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놨다. 청약으로 집 사기가 어렵다는 걸 충분히 이해한다는 취지였다. 그는 “좋은 위치의 30평형대 아파트가 10억 원이 넘는” 현실을 ‘비정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약에 성공하면 집값 상승으로) 몇억 원이 생기니 온 국민이 분양을 받으려 줄을 선다”며 청약통장 가입자가 2,700만 명인 상황을 “공급시장 왜곡”이라고 꼬집었다.
결론도 주택 공급 확대였다. 이 후보는 “층수 용적률을 일부 완화해 민간 공급을 늘리고 공공택지 공급도 지금보다 과감히 늘리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청년 맞춤 주택공약도 예고했다. 이 후보는 현행 청약제도가 1인 가구 위주인 청년들이 당첨되기가 거의 불가능하고, 당첨되더라도 분양가 자체가 워낙 높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대대적 개편을 공언했다.
이 후보가 부동산 문제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선 건 ‘청년 구애’의 연장선이다. 그는 매주 ‘매타버스’를 타고 전국 각지의 청년을 만나고 있다. 이날 서울대도 찾았고, 당 선대위 산하 청년 선대위에 간호사, 한부모 가정 대학생, 기초의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청년 8명도 영입했다.
청년층 공략은 30대 이준석 대표를 선대위 전면에 내세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의식한 측면도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와이셔츠 위에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 서울대 연단에 섰다. 그러자 ‘함께 빨간색 후드티를 입고 지역 유세를 한 이 대표와 윤 후보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