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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과 공학이 만난다… 사람들 다툼은 더 치열해진다 [몰아보기 연구소]

입력
2021.12.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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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애니 '아케인' 시즌1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금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밑그림으로 만든 '아케인'은 낯선 풍광으로 시선을 끌어모은다. 넷플릭스 제공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밑그림으로 만든 '아케인'은 낯선 풍광으로 시선을 끌어모은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바로 보기 ㅣ 9부작 | 15세 이상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즐비하다. 중세 건축 양식 같으나 낯설다. 시공간은 우리의 과거도, 현재도 아니다. 미래 풍광이라 하기도 어렵다. 우리가 살지 않는, 그러나 어딘가 존재하고 있을지 모를 평행세계로 여겨진다. 영상 속 세계는 극단적인 두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과학 덕택에 누구나 안락한 삶을 누리는 도시 필트오버가 상층부를 차지하고, 가난한 자들의 아귀다툼이 펼쳐지는 지하도시 자운이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아케인’은 상반된 공간에서 나고 자란 이들의 대결과 갈등과 사랑으로 이야기를 펼쳐낸다.

①이상적인 도시와 가난한 도시

'아케인' 속 주요 인물인 파우더(징크스라고도 불린다)는 지하도시 최고의 전사다. 넷플릭스 제공

'아케인' 속 주요 인물인 파우더(징크스라고도 불린다)는 지하도시 최고의 전사다. 넷플릭스 제공

필트오버는 이상적인 도시다. 과학을 바탕으로 한 첨단공학으로 안락한 도시 환경을 구축했다. 의회를 통해 도시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어느 누가 도시를 독단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 이 도시에 위협이 될 만한 것은 역설적으로 지나친 과학의 발달이다. 가난한 자들이 몰려 사는 지하도시 자운 역시 경계의 대상이다.

야심만만한 젊은 과학자 제이스가 절친 빅토르의 도움으로 마법공학을 만들어내며 필트오버는 변혁을 맞는다. 마법공학은 공학으로 마법 에너지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마법공학은 도시를 급격히 발전시킬 수 있으면서도 치명적인 살상 무기가 될 수 있다. 자운에서는 사람을 괴물처럼 만드는 ‘시머’라는 기이한 약물이 개발된다. 각기 새로운 기술과 물질을 만들어내며 필트오버와 자운은 더욱 다른 길을 걷게 된다.

②다양한 인물들의 다양한 갈등

지하도시 자운의 악당 실코는 기이한 약물 '시머'를 활용해 자신의 지배력을 필트오버로까지 넓히려 한다. 넷플릭스 제공

지하도시 자운의 악당 실코는 기이한 약물 '시머'를 활용해 자신의 지배력을 필트오버로까지 넓히려 한다. 넷플릭스 제공

애니메이션의 중심 인물은 자운에서 나고 자란 자매 바이와 파우더, 제이스와 그의 귀족 친구 케이틀린이다. 바이는 타고난 싸움꾼이다. 파우더는 심성이 여리고 실수를 자주 한다. 바이와 파우더는 동료들과 함께 필트오버에서 절도 행각을 벌였다가 곤경에 처한다. 바이와 파우더는 헤어지고, 파우더는 자운 최고 악당인 실코 편에 서게 되며 징크스라는 인물로 거듭난다.

애니메이션은 다양한 갈등을 교차시키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순수한 마음에 마법공학을 개발한 제이스는 점차 정치적 야망에 사로잡힌다. 이상주의자인 케이틀린은 제이스의 변심에 실망한다. 반항심과 불량함으로 똘똘 뭉쳤던 바이는 파우더의 돌변을 목도하며 새로운 삶을 추구한다. 파우더는 언니에 대한 배신감으로 방황하다 자운 최고의 전사가 된다.

③공생공존은 불가능한가

'아케인' 속 세상은 상상으로 빚어낸 곳이다. 19세기 비행선을 닮은 독특한 비행물체가 하늘을 떠다닌다. 넷플릭스 제공

'아케인' 속 세상은 상상으로 빚어낸 곳이다. 19세기 비행선을 닮은 독특한 비행물체가 하늘을 떠다닌다. 넷플릭스 제공

인물들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필트오버와 자운 사이 감정의 골 역시 깊어진다. 제이스는 자운이 신비한 물질 시머를 바탕으로 필트오버를 공략할 거라고 우려한다. 자운의 악당 실코는 필트오버를 전복할 생각에 매진한다. 아슬아슬하게 공생공존의 길을 걷던 두 도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몰아보기 지수: ★★★★(★ 5개 만점, ☆ 반개)

2009년 첫 선을 보인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과거를 상상으로 이야기를 빚어냈고,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겼다. 세상에는 없는 새로운 세상을 화면에 펼쳐낸다. 등장인물이 권투장갑 같은 모양의 특수도구 ‘건틀릿’을 손에 끼고 싸우는 장면, 19세기 후반 각광 받던 비행선과 선박을 결합한 듯한 비행물체의 등장 등 상상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신세계가 흥미롭다. 스팀펑크(인류가 계속 증기기관 위주로 과학기술을 발달시켰을 때 이룩했을 만한 가상세계) 장르를 창의적으로 확장했다. 섬세한 그림, 화려한 색채, 도발적인 편집 등이 몰입도를 높인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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