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같은 계단...체험형 조형물
포스코 제작해 포항 환호공원에 설치
개장 후 17일간 4만1,723명 발걸음
시간·인원 제한에도 갈수록 인파 몰려
7일 오후 4시30분, 경북 포항 환호공원 정상에 있는 체험형 조형물 스페이스 워크(Space Walk)를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 10여명은 아쉬운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오후 4시로 입장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스페이스 워크는 시범 운영으로 평일 하루 6시간, 주말과 공휴일 7시간으로 제한되고 있지만,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이날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개장해 17일간 4만1,723명이 다녀갔다. 하루 평균 2,450명이 방문해 9초에 한 명씩 오른 셈이다.
스페이스 워크는 놀이동산마다 하나쯤 있는 롤러코스터처럼 생긴 계단식 조형물이다. 누구나 한 계단씩 직접 오를 수 있고, 상층부를 올라서면 마치 우주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이름 붙여졌다. 실제로 조형물에 오르면 울창한 숲과 포항시립미술관이 있는 환호공원, 오밀조밀 모여 있는 포항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또 포항이 자랑하는 탁 트인 동해의 영일만 바다 위를 유영하는 기분이 든다.
스페이스 워크는 독일 뒤스부르크 앵거공원에 있는 롤러코스터 형태의 세계적인 조형물 '타이거 앤드 터틀 매직 마운틴(Tiger & Turtle - Magic Mountain)'을 본 따 만들었다. 작가도 동일한 세계적인 예술가 하이케 무터(Heike Mutter)와 울리히 겐츠(Ulrich Genth) 부부다. 높이 25m에 총 길이 330m로, 원조격인 독일 조형물(높이 18m, 총 길이 220m)보다 규모는 더 크다.
스페이스 워크는 포항에 본사를 둔 포스코가 포항시민들에게 새로운 즐길거리를 주고, 관광명소를 만들기 위해 제작해 기부했다. 국내 제철소에서 생산한 철강제품 317톤을 사용했고, 법정 기준 이상의 풍속과 진도 6.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대신 방문객의 안전을 위해 동시 수용 인원을 250명 이내로 제한하고 인원 초과 시 출입 차단 장치가 자동 작동하도록 했다.
포항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운영 시간 제한에도 스페이스 워크가 큰 인기를 얻자 영일대 해수욕장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같은 조형물이 설치된 독일 뒤스부르크 역시 포항처럼 철강산업으로 번창한 도시였지만, 제철소가 빠져나가면서 급격히 쇠퇴했다. 하지만 해당 조형물이 생긴 뒤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 관광도시로 부활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스페이스 워크에서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포항의 풍경은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포항의 해양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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