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고시(문화체육관광부고시 제2017-2호)를 살펴보면, 가장 마지막 항인 제57항이 끝나고 난 뒤에, '[부록] 문장 부호'가 별도의 붙임 파일로 달린 것을 볼 수 있다. '[부록] 문장 부호'는 한글 맞춤법 2017년 고시안보다 앞서 2014년에 개정 고시될 때 다듬어졌는데, '문장 부호' 중 '(말)줄임표'가 유의미한 변화를 담아냈다.
예전에는, 학교에서 원고지 쓰기를 수없이 학습활동으로 수행했다. 그때마다 말줄임표라는 문장 부호를 적게 되면, 한 칸에 가운뎃점 세 개씩 정성스레 두 칸에 연달아 찍고, 가운뎃점 여섯 개를 여러 번 완성함으로써 말줄임표로 원고지를 채우고 양을 늘리는 수를 쓰기도 하였다. 학교에서 원고지 쓰기 숙제가 줄어들게 되고, 컴퓨터로 문서 작업을 더 잘하게 되면서도 말줄임표는 늘 문서 프로그램 내에 있는 문자표에서 가운뎃점 기호를 찾아 추가로 삽입해야 했다. 그나마도 가운뎃점은 세 개씩만 나타나므로, 같은 행위를 한 번 더 반복하여 말줄임표라는 문장 부호를 완성하곤 했다. 할 말을 줄이거나 생략하려고 쓰는 말줄임표인데, 잉여적이면서도 불편한 일이 되었다.
2014년 문장 부호 개정에서, 말줄임표의 점을 가운뎃점 대신 아래 점으로도 찍을 수 있게 하였다. 컴퓨터 자판에 있는 아래 점을 찾아 찍어도 되니 수월해졌다. 점 여섯 개를 세 개로 찍는 것도 허용한다. 일일이 아래 점 여섯 번을 누르는 일도 번거롭기 때문이다.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면서 할 말을 줄이거나 없다는 것을 표현할 때 더 활발하게 사용하게 되고, 간결하게 표기할 수 있으니, 융통성 있는 문장 부호 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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