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영국 총리, 관저에서 '크리스마스 파티' 의혹
마린 핀란드 총리, 확진자 접촉 후 클럽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럽에서 영국과 핀란드 총리가 정부의 방역 지침을 어기고 사적 모임을 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하원에 출석해 자신의 보좌관인 알레그라 스트래턴이 등장하는 영상에 대해 사과했다. ITV가 입수, 보도한 이 영상에는 스트래턴 당시 총리 공보비서가 지난해 12월 말 다른 총리실 직원들과 웃으며 총리실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연 정황을 얘기한 내용이 담겼다. 총리실 직원이 “금요일 밤(지난해 12월 18일) 파티를 했냐”고 묻자 스트래턴은 웃으면서 “난 집에 갔다. 이 가짜 파티는 업무 모임이었다. 거리두기를 안 지켰다”고 대답했다. 당시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사적 모임을 금지했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스트래턴은 이날 오후 “나의 발언을 평생 후회하고 영국 국민들에게 깊이 사죄한다”고 밝히고,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영국 정부 대변인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추가 폭로도 이어졌다. BBC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3일과 27일에도 각각 총리실에서 파티가 있었으며, 존슨 총리 부부가 파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 총리는 최근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 등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이날 재택근무,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백신 패스 등 강화된 방역 규정(플랜B)을 발표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존슨 총리는 파티가 열리는 것을 알았고, 그것이 규칙을 어기는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라며 “총리는 국민에게 규칙을 준수하라고 요청할 도덕적 권위를 실추했다”고 말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도 지난 4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외무장관과 만난 후 수도 헬싱키의 한 클럽을 방문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마린 총리는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자로 격리할 필요가 없다는 연락을 받아 외출했다고 해명했다. 핀란드 방역 지침상 백신 접종자는 확진자 접촉 후 격리할 필요는 없지만 코로나19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회적 접촉을 피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마린 총리는 이날 “업무용 휴대전화를 두고 외출해 당국의 권고사항을 전달받지 못했다”라며 “더 나은 판단을 하고 지침을 두 번 확인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비교적 낮은 핀란드는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96명으로 증가 추세다.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감염자 수는 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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