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 "일괄 비대면 전환은 '교수 재량' 지침 유지"
학생들 "책임 미루지 말고 학교가 결단해야" 주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7,000명대를 웃돌면서 기말고사를 앞둔 대학가에 대면 시험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이 시험 방식 선택을 교수 재량에 맡긴 가운데, 학교가 방역 비상 상황을 감안해 전면 비대면 시험 전환 등 책임감 있게 학사 일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은 기말고사를 대면 시험으로 치를지 여부를 교수 재량에 맡겼다. 기말고사가 곧 시작되는 상황에서 전면 비대면 시험으로 전환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학내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한 대학 중 경희대와 서울대도 같은 입장이다. 한국외대는 아직 방침을 확정하지 않았다.
대면 시험을 앞둔 학생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감지된다. 특히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된 과목의 수강생들은 대면 시험 방침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학내 커뮤니티에 '대면 시험이 불안하니 학교 교무처에 전화하자'는 글을 올린 고려대 재학생 정모(22)씨는 "지방에서 시험을 치르러 학교에 와야 하는데 확진자 동선과 겹칠까 두렵다"면서 "확진자가 7,000명을 넘었고,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아무도 모르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서울대 4학년 박모(24)씨도 "수강생이 50명 정도라 대면 시험이 취소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전환되지 않았다"고 했다.
학교가 교수 재량이라는 말로 방역 책임을 교수와 학생에게 미룬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감안해 학교가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한 한국외대, 경희대, 서울대 등은 특히 전면 비대면 시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비등하다.
서울권 대학에 다니는 조모(24)씨는 "대면 시험을 치러야만 하는 테니스 수업은 과제 대체로 바뀌었는데, 정작 주관식 서술형인 전공수업 필기시험은 대면으로 치렀다"면서 "교수님께 대면 시험을 치르는 것이 불편하다고 메일을 보냈지만, 학사일정이 틀어져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이번 학기 자발적으로 대면 수업을 선택했다는 한양대 4학년 박모(22)씨도 "학기 초에는 대면 수업도 괜찮겠다 생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학교가) 현 상황에서 기존 지침을 고수하는 건 좋게 말하면 뚝심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억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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