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이겨야 대입 전형에 오류 반영 점수 적용
성적 확정 지연에 "수시는 어떡하냐" 혼란도
'출제 오류' 논란이 불거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제의 정답 효력이 9일 법원 결정으로 일시 정지되자, 이번 소송 취지에 공감하는 수험생들은 다행이라며 안도감을 표했다. 이들은 "본안 소송에서 문제 오류를 인정받아야 수험생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본격적인 법정 다툼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올해 수능에서 생명과학Ⅱ에 응시한 신동욱(18)군은 이날 한국일보에 "일단 기분은 좋았다"고 말했다. 역시 이 과목을 치른 재수생 조재현(19)씨도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이미 많은 사설학원 강사들이 문제의 오류를 설명했는데도, 평가원 측 로펌의 답변서는 억지로 우기는 듯한 근거들로 이뤄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수험생의 다음 관심은 본안 1심 판결이다. 생명과학Ⅱ 응시생 A(20)씨는 "중요한 건 본안 1심 판결"이라며 "여기서 승소하지 못하면 이후 대입 일정에서 수험생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욱군도 "본안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애꿎은 수험생들만 2점 감점되고 대입 일정이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에선 출제 오류 문제가 법정으로 가면서 수능 성적 처리가 지연돼 정시전형은 물론이고 수시전형 일정까지 뒤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상위권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 등에는 "생명과학Ⅱ로 최저를 맞춰야 하는데, 성적이 나중에 나온다면 대학 수시 일정이 싹 다 뒤로 밀리는 거냐" 등 불안감을 드러내는 수험생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법원 결정을 반영해 생명과학Ⅱ 응시생에게도 예정대로 10일 성적표를 배부하되 해당 과목 점수는 공란으로 처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이주영)가 이날 내린 결정은 본안 재판의 판결 전까지만 유지된다. 본안 소송은 첫 변론기일이 곧바로 10일에 열리는 등 입시 일정 전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출제 오류가 인정되지 않아 소송을 제기한 응시생들이 패소한다면 대입 전형은 현재 채점된 점수로 진행된다.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수도 있지만, 항소심 판결은 대입 전형이 끝난 이후에나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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