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하야시 주말 사이 영국에서 대면
회담 성사 미지수… 성사 땐 5월 '데자뷔'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0일 영국 리버풀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이번 회의 참석을 계기로 정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 간 첫 만남이 이뤄질지가 관심사다.
10~12일(현지시간) 열리는 이번 G7 회의에는 정식 멤버인 주요 7개국 외에 한국,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초청됐다. 하야시 장관도 영국을 찾는 만큼, 지난 10월 기시다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일 외교장관 간 대면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야시 장관은 지난달 10일 취임 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시작으로 10개 국 이상의 외교부 장관과 전화 또는 화상회담을 진행했다. 정 장관은 하야시 장관 취임 당일 축하 서한을 보냈지만, 이후 양측 간 소통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특히 지난달 16일 김창룡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에 대한 항의로 일본 정부가 다음날(지난달 1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후 공동 기자회견을 거부하는 등 한일 간 경색 국면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만약 한일 외교장관이 이번 G7 회의에서 대면을 넘어 정식 회담을 갖는다면, 하야시 장관의 전임자인 모테기 도시미쓰 장관의 전례를 따르는 셈이다. 정 장관은 올해 2월 취임 이후 모테기 당시 장관과 3개월간 전화통화를 하지 않다가 5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G7 외교·개발장관 회의에서 양자회담을 가진 바 있다.
현재까지는 정식회담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두 장관의 일정이 겹칠 때 대면하는 방법 등을 포함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직 외교관은 "일본이 계속해서 한국을 피하는 분위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식회담이 이뤄진다고 해도 강제동원, 위안부 문제 등 산적한 외교 현안을 푸는 기회가 되기보다 서로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칠 공산이 크다.
정 장관은 오는 14일까지 영국을 방문하면서 다른 주요국 외교장관과 양자회담을 갖는다. G7 회의에서도 백신의 공평한 접근을 위한 국제협력 강화, 글로벌 공급망 강화에 대한 공조, 신남방정책과 G7의 지역협력 정책 간 연계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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