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방문 대신 이준석과 '청년 행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1박 2일 일정으로 강원도를 방문했다. 6일 선거대책위 출범 이후 첫 지역 일정으로, 주로 영동 지역을 돌았다. 정치권엔 '강원 영동 방문 =안보 일정'이라는 공식이 있다. 북한과 접경 지역인 데다, 표밭 자체가 보수적이어서다.
최전방 군부대를 찾아 사병들과 급식을 함께 먹거나, 군복을 입고 망원경으로 철책 너머 북한 땅을 바라보는 이른바 '선거철 매뉴얼'을 윤 후보는 따르지 않았다. 대신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고 청년 친화 행보를 이어갔다.
윤 후보는 10일 강릉시부터 찾았다. 일정의 콘셉트는 '청년'이었다. 강릉중앙시장을 둘러 본 뒤 청년 소상공인들의 얘기를 들었다. 이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강릉커피거리에서 거리 유세를 했고, 2019년 흉기 난동범을 맨손으로 진압한 20대 청년 전중현씨와 변정우씨를 만났다. 11일에는 속초시 대포항에서 어업인들을 만나고, 이어 춘천시를 찾아 강원 18개 시·군 번영회장을 만나 지역 경제를 챙긴다.
보수 정당 대선후보가 안보 일정을 후순위로 미뤄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윤 후보가 청년에게 초점을 맞춘 것은 이준석 당대표와 밀착하는 것과 직결돼 있다. 이 대표는 선대위 홍보본부장 자격으로 윤 후보의 현장 프로그램을 지휘한다. 이 대표의 최우선 순위는 청년이다. 윤 후보를 향한 청년층의 지지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2030세대 남성을 단단한 지지층으로 보유한 이 대표가 지원 사격을 하고 있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지난 3일 '울산 회동'으로 갈등을 극적으로 봉합한 이후 4일 부산, 8일 서울 대학로를 함께 찾았다. 나란히 거리 유세를 함께하며 청년들과 스킨십을 늘리는 것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차별화하고 있다.
강릉시는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윤 후보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기 한 달 전인 지난 5월 강릉시에서 권 총장을 만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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