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 위주 행보에 김종인·이준석만 부각
야권 '원톱 공격수'로 이미지 굳히기 나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문재인 정부를 향한 공격 강도를 부쩍 높이고 있다. 실언을 최소화하려 가급적 즉석 발언을 삼가던 ‘가만히 전략’에서 벗어나 야권의 ‘원톱 공격수’로서 존재감 부각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11일 강원도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한 윤 후보 손에는 원고가 들려있지 않았다. 대신 즉석 연설로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대장동 사건 수사를 거론하며 “이건 국가가 아니다. 정상적 민주정부라 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또 “정권을 교체하지 않으면 국민 정신 건강이 심각하게 망가질 것” 등 표현 수위에 거침이 없었다.
경쟁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공세도 눈에 띄게 세졌다. “특검 도입이 늦어지는 건 윤 후보 때문”이라는 이 후보 주장을 “부산저축은행(부실 수사 의혹)을 포함해 특검하자고 한 게 언제냐. 말장난 그만하라”며 일축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라고 한 이 후보 발언에도 “같은 법조인으로서 (공약이나 발언이) 그렇게 왔다 갔다 하는 사람에 대해선 대꾸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주로 방어에 집중했던 윤 후보가 ‘공격 모드’로 전환한 건 “여야가 뒤바뀐 것 같다”는 주변 평가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간 이 후보가 부동산 등 정부 실정에 수정을 요구하며 ‘야당 같은 여당 후보’ 행보를 보인 것과 달리, 윤 후보는 준비된 발언 위주로 메시지 빈도를 줄이고 선공보다 역공에 주력해왔다. 덕분에 실수나 돌발 상황은 줄었지만,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나 이준석 대표 등 노련한 주변 인사들이 후보보다 조명 받는 역효과를 불렀다는 지적이 많았다.
가림막을 걷고 주인공으로 눈도장을 찍기 위해 윤 후보는 계속 특검이나,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 등 굵직한 정책이슈와 이 후보 비판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선대위 조직과 인선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일단락되면서 부담도 한결 덜었다. 선대위 관계자는 12일 “원래 시원시원하게 할 말 하는 것이 윤 후보 스타일”이라며 “이 후보 비판을 주저해왔지만 이제는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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