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1,200만 명 10년간 추적 관찰 결과
'뇌 건강 영양제'로 불리는 치매 예방약 콜린알포세레이트가 뇌졸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뇌 기능 개선제인 '콜린알포세레이트'는 국내에서 '치매 예방약'으로 불리며 일부 사람들에게 뇌 건강을 위한 영양제로 인식돼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 기질성 정신증후군’에만 효과와 효능이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최근 콜린알포세레이트의 뇌 대사 개선 효과를 두고 논란이 생겨 이 약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사용하면 뇌졸중(뇌경색·뇌출혈) 발생 위험을 43%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상민ㆍ이경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최슬기 연구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50세 이상 1,200만8,977명을 10년간 추적·관찰한 결과다.
연구팀은 성별ㆍ나이 등 기본적인 인구통계학적 변수들을 비롯해 콜린알포세레이트 복용 여부 및 복용 기간, 뇌 질환 발생 여부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했다.
연구 결과,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복용하면 뇌 질환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복용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43% 높아졌다.
이번 연구에 따라 콜린알포세레이트의 무분별한 사용에 경각심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미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은 표본에서 제외했으며, 나이, 성별, 기저 질환 등 기타 뇌졸중 유발 요인을 동일하게 조정한 만큼 결과의 신뢰성이 높다.
이경실 교수는 “콜린은 붉은색 고기, 생선, 달걀 등에 풍부한 물질”이라며 “기억력 등 뇌 기능에 관여하지만, 과다 섭취하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절히 먹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상민 교수는 “진료실에서 치매 위험이 없음에도 콜린알포세레이트 처방을 상담하는 환자가 많다”며 “꼭 필요한 사람만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저널 자매지인 ‘미국의사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실렸다.
박상민(왼쪽) 이경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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