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 이하 신청 대부분... 접종 시작도 20일 이후
'청소년 방역패스'도 사실상 연기 불가피
교육부·학원 협의체 구성... 연내 개선 방안 마련
내년 2월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을 위해 교육부가 야심 차게 내놨던 카드 '학교로 찾아가는 백신 접종'이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게 됐다. 확진자가 많아 위태로운 서울 지역 학교를 상대로 수요조사를 해봤더니 희망학생 50명을 넘긴 학교는 겨우 2곳에 그쳤다. 접종 희망자가 워낙 소수다 보니 하나 마나 한 사업이 된 셈이다.
여기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 학부모의 반발을 감안하면 충분한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접종도 다음 주로 미뤘다. 13일부터 24일까지 2주간 집중 접종하겠다는 계획이 완전히 어그러진 것이다. '찾아가는 백신 접종' 사업이 흐지부지되면서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시점도 자연스레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희망자 50명 안팎 학교는 고작 7개
1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찾아가는 백신접종'에 희망 의사를 나타낸 서울 소재 1,154개교 가운데 희망자가 '10명 이하'인 학교가 952개교(82.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11~20명 146개교(12.7%), 21~30명 31개교(2.7%), 31~40명 18개교(1.6%), 41~50명 5개교(0.4%) 순이었다. 희망자가 51명 이상인 학교는 중학교 단 두 곳뿐이었다.
학교 방문 접종 여부는 각각의 사정에 맡기겠다는 것이 그간 교육당국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날 시교육청 관계자는 "대부분 보건소는 신청 학생이 50명 안팎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51명 이상 학교는 두 곳, 41~50명 수준인 학교는 5개 학교니, 서울에서 이 사업을 할 수 있는 학교는 겨우 7개 학교(0.6%)뿐이다. 그냥 별도로 접종하는 편이 차라리 낫다.
백신접종 시작, 13일→15일→20일
백신접종 시작 시기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원래 교육부는 당초 13∼24일, 2주간을 집중 접종 지원 기간으로 잡았다. 행정 준비상의 이유로 접종 시작일을 15일로 한 차례 미뤘는데 이마저도 못 지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함혜성 시교육청 평생진로교육국장은 이날 "접종을 신청한 학생, 학부모의 편의성을 모색하고 있다"며 "여러 준비를 감안하면 앞으로 1주일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지역 중·고교 상당수가 20일 전후에 기말고사를 치르는 걸 감안하면 그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기말고사와 무관하다고 강변해왔지만 곳곳에서 무리수가 드러나는 셈이다.
청소년 방역패스... 정부-학원계 머리 맞대고 개선안 마련
접종 희망 인원도 예상보다 적고 백신접종 시기도 밀리면서 내년 2월 1일부터 적용하려던 청소년 방역패스도 사실상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이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한국학원총연합회와 간담회를 갖고 교육부와 관계부처, 학원연합회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 시점, 대상 등을 두고 연내에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연령대별 백신 접종률에 따라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시기를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 아예 통째로 2~3개월 연기하는 방안 등은 물론, 학원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더라도 미접종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 학부모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방안은 없고 가장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혜 "방역패스는 중·고등학생만 대상"
아울러 방역 당국은 현재 만 11세(초5)인 학생들은 내년에 만 12세가 돼도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현재 만 11세인 초등학교 5학년이 내년에 만 12세(초6)가 되면 방역패스 적용 대상인지를 놓고 혼란이 적잖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은혜 부총리도 전날 'KBS 긴급진단'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실과 다르다. 방역패스는 중·고등학생에게만 적용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도 "내년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사람은 2009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로 현재 만 11세, 즉 2010년생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10년생에 대해서는 "내년 1월부터 백신 접종은 가능하지만, 아동과 보호자에게 접종 필요성과 효과, 안전성을 충분히 알리고 준비할 기회를 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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