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간담회서 노동계 구애
공무원·교원 타임오프제도 찬성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5일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공무원ㆍ교원의 타임오프제’ 적용에 찬성했다. 후보 선출 뒤 노동계와의 첫 만남에서 노동친화적 메시지를 확실히 발신한 것이다. 주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 인상에 부정적 입장을 비쳤다가 ‘반(反)노동’ 인사로 찍힌 오명을 불식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 지도부와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국노총이 제시한 7개 입법과제 가운데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필요성에 공감했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윤 후보는 공무원ㆍ교원의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제도) 적용을 두고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은 노조 전임자에 한해 근로를 하지 않더라도 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공무원과 교원은 예외다. 두 정책은 일찌감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공약한 사안이다.
다만 한국노총의 최대 숙원인 영세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는 문제에 관해선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 현행법상 5인 미만의 노동자가 있는 기업은 해고 제한이나 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 수당 지급 등 규정에서 규제를 받지 않는다. 소규모 기업의 현실을 고려한 건데, 노동계는 꾸준히 개정을 요구해 왔다. 윤 후보도 근로기준법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찬성하지만 어느 수준까지 시행할지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려면 실태 파악이 먼저라는 것이다.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에 비해 비교적 온건 성향으로 분류된다. 아직 지지하는 대선후보를 공표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간담회에서 “145만 명의 조합원은 대한민국 성장과 번영을 이룬 주역”이라며 “미래 산업기반이 어떻게 변하든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후보 선출 전인 9월에도 김 위원장을 만나 “친구가 되고 싶다”며 노동계에 구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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