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계속 공격하다 역풍 우려
이재명 후보도 무대응 방침 정해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리스크’에 두 갈래 대응을 꾀하고 있다. 좋은 기회는 맞지만 범죄로 비화할 수 있는 김씨의 허위 이력 의혹에는 화력을 집중하되, ‘쥴리’ 등 사생활 의혹에는 말을 아끼는 것이다. 자칫 사생활 침해나 성차별 논란으로 번져 역풍 맞을 것을 염려한 까닭이다.
민주당 안민석, 도종환, 권인숙, 서동용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가 2013년 안양대 겸임교원으로 지원하기 위해 제출한 이력서에도 허위 이력이 적혔다고 주장했다. ‘서울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우수상(2004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2004년)’ 등의 이력이 대회 주관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 확인 결과 허위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특히 안양대 이력서가 제출된 2013년은 김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결혼(2012년 3월)한 뒤라 윤 후보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전날 “김씨 허위 이력 의혹은 결혼 전 일”이라고 두둔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을 반박한 셈이다. 안양대 의혹 관련, 국민의힘 선대위 측은 “해당 수상 경력이 개인 수상은 아니지만, 김씨 관계 회사가 수상한 만큼 관례에 비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민주당은 윤 후보가 전날 “부분적으로는 몰라도 전체적으로 허위가 아니다”라며 김씨의 허위 이력 의혹을 부인한 것에도 맹공을 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최측근 정성호 의원은 CBS라디오에 나와 “‘술 마셨지만 음주운전이 아니다’, 이거랑 똑같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국민들은 대통령 부인에게도 굉장히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가져왔는데 과연 김건희씨가 퍼스트레이디가 된다면 우리 국민은 그분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쥴리' '성형설' 등 사생활 의혹엔 철저 함구
반면 민주당은 공식 채널에서는 김씨의 쥴리 의혹이나 성형설 등 사생활에 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사생활 의혹은 잘못 제기하면 역풍이 불 가능성이 작지 않고, 오히려 김씨를 동정하는 여론만 높아질 수 있어 입 단속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후보 측 역시 허위 이력 의혹을 포함한 김씨 의혹에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선대위가 제어하기 어려운 친여(親與) 성향 스피커들이 연일 김씨 사생활을 들추고 있어 불안 요소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실제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현재 민주당이 자행하는 윤 후보 배우자에 대한 공격은 치명적 인격살인”이라며 “외모 비하, 독설, 모욕으로 한 인생을 난도질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김씨 관련 의혹에 당력을 집중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후보 본인이 아닌 배우자 의혹은 표심을 뒤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배우자 장인의 좌익 활동 경력이 논란이 되자 ‘사랑하는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 한마디로 상황을 반전시키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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