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과학탐구 논란에 직접 풀이 영상 제작
안철수 "문제 성립 안 돼 무효 처리가 맞아"
"과정 없이 기계적으로 계산하면 정답 썼을 것"
"생투 소송은 한국 교육 문제 상징한 사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오류 논란이 불거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2 20번 문항을 직접 풀었다며 "무효처리가 맞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15일 수험생 커뮤니티 오르비에 '안철수입니다. 생2 20번 풀어봤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늦었지만 이번 수능을 준비하신 모든 수험생분들께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해당 문제는 당연히 무효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궁금해 해당 문제를 직접 풀어봤다"며 유튜브 '안철수' 영상링크를 소개한 그는 "문제를 풀며 개체수가 음수로 나오는 점이 문제의 오류라는 사실을 알고 정말 기가 막혔다"고 했다. 이어 "과학이란 현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답을 찾고자 하는 것이 본질이기에 해당 문제는 당연히 무효처리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들을 미래 인재로 키워내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의 교육 방식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튜브 '안철수'에서 "오랜만에 교수님 소리 들으니까 옛날 생각나고 좋다"고 인사한 안 후보는 문제에서 핵심이 되는 개념인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안 후보는 "우성 유전자와 열성 유전자가 있으면 사람들은 결국 열성은 사라져서 없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그렇지 않고 우성의 비율과 열성의 비율이 세대를 거쳐도 계속 유지된다는 게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능 문제에서) 음수가 나온다는 것은 개체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니 집단1이 멘델 집단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고 했다. 안 후보는 집단2에 대한 계산을 해도 또 음수가 나온다면서 "존재하지 않는 집단에 대한 문제가 돼버린다"고 했다.
'검증을 했을 텐데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냐'는 진행자 질문에 안 후보는 "단순한 검증 실수가 아니다. 세부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고 기계적으로 계산하면 답을 고를 수 있는 문제"라며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커뮤니티 오르비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들을 미래 인재로 키워내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의 교육방식은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원이 이날 해당 문제의 오류를 인정하고 정답 효력을 정지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마음고생하셨을 응시생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댓글 창에는 '진짜 안철수 후보 맞냐'는 질문이 이어졌고, 안 후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수험생 커뮤니티 오르비에 방문하여 제 생각을 공유해보았다'며 오르비 커뮤니티 주소를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달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 이후 일부 수험생들은 생명과학2 20번 문제에 오류가 있다며 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정답 결정을 취소하라는 본안소송을 제기했다. 15일 서울행정법원은 "이 문항에는 명백한 오류가 있고 그로 인해 수험생의 정답 선택이 불가능하거나 적어도 심각한 장애를 줄 정도에 해당한다. 평가지표로서의 유효성을 상실했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1994년 수능 체제가 도입된 이후 법원이 출제 오류를 인정한 것은 2014년 세계지리 8번 문항 이후 두 번째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선고 직후 "판결을 무겁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책임을 절감한다"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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