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모임 인원 제한 연말 모임 스톱
"정부가 숫자로 장난 치나" 불만도
직장인 김모(26)씨는 16일 아침부터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연말을 맞아 이번 주 토요일 지인 4명과 모임을 하기로 했는데, 정부가 그날부터 사적 모임을 4인 이하로 제한하는 방역 지침을 내놨기 때문이다. 식당 예약은 일단 취소했지만, 그날 묵으려고 했던 숙소의 예약 취소 수수료를 생각하니 머리가 아팠다.
정부가 이날 △5인 이상 사적 모임 불가 △방역패스 없는 미접종자는 일행과 함께 식당·카페 이용 불가 △식당·카페 오후 9시 이후 영업 불가 등을 포함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방안을 발표하자, 전국적으로 식당과 숙소 예약 취소가 이어졌다.
갑작스러운 적용에 시민들 혼돈과 불만
정부가 당장 이번 주말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시민들은 큰 혼돈에 빠졌다. 거리두기 강화 조치는 통상적으로 금요일에 발표하고 주말이 지나 월요일부터 시행해왔는데, 이번엔 시행시기를 앞당겼기 때문이다.
특히 사적 모임 인원 축소는 예약 취소 사태로 이어졌다. 친구 4명과 대부도 여행을 가기로 했던 안광현(26)씨는 여행을 이틀 앞두고 전면 취소를 결정했다. 안씨는 "전역 후 4년 만에 친구들과 모이는 자리라서 음식과 숙소를 꼼꼼히 준비했는데, 전부 환불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미접종자와 약속 취소를 고민 중인 황동준(25)씨는 "연말 모임을 자제하라는 정부 권고는 이해되지만, 미접종자는 연말연초를 혼자 보내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송년회 모임을 취소한 정모(23)씨도 "모임 가능 숫자가 수시로 바뀌어 짜증난다. 정부가 숫자로 장난 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말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들도 혼돈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방역지침 강화로 △접종 여부 관계없이 50명 미만(당초 100명 미만) △접종완료자 201명+미접종자 49명으로 하객 기준이 바뀌었지만, 결혼식장에서도 제대로 된 안내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결혼을 앞둔 30대 직장인 A씨는 "대비할 시간도 없이 이틀 뒤에 새 지침을 적용하면 어떡하느냐"며 "신랑신부만 답답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영업시간 제한에 자영업자들은 분노
연말 대목을 앞두고 영업시간이 제한된 자영업자들은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에서 정육식당을 운영하는 표기욱(62)씨는 "연말까지 6인 예약이 20여 건 있었는데, 모두 취소되지 않겠느냐"며 "칸막이 설치하고 거리두기 잘하면서 정부 지침을 성실히 따랐는데 돌아온 건 예약 취소"라고 성토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조모씨는 "정부 발표 직후부터 예약 취소 전화가 계속 왔다"면서 "영업시간 제한으로 이젠 손님 자체가 끊길 판"이라고 푸념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 방역지침에 반발해 오는 22일 오후 3시 광화문에서 △방역패스 철폐 △시간제한 철폐 △근로기준법 5인 미만 확대 적용 반대를 요구하는 총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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